[더팩트|우지수 기자] 단백질 음료 '셀렉스'로 알려진 매일유업의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이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수익성과 밀려난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유통 구조 재편,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헬스뉴트리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2023) 대비 23% 감소한 823억원, 영업손실은 49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영업손실은 2022년부터 3년간 약 150억원에 달했다. 영업손실은 1년새 4억원가량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지난 2023년 4월 취임한 박석준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매일유업에서 셀렉스 개발을 주도한 내부 출신으로 연구와 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취임 이후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내지는 못한 상황으로, 올해 성과가 주목된다.
셀렉스는 지난 2018년 매일유업이 국내 단백질 보충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출시했다. 고령화와 출생아 수 감소로 분유 시장이 정체되던 시점에 중·장년층을 겨냥한 성인 영양식 시장에 주목했고,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단백질 파우더를 개발해 같은 해 10월 출시했다.
셀렉스는 제품 출시 이듬해인 2019년 약 2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500억원, 2021년에는 900억원대로 성장하며 3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성장세에 힘을 보태면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셀렉스의 성장세에 주목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자 2021년 10월 건강기능식품 전담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분사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 내 경쟁 격화로 셀렉스의 성장세는 정체됐다. 일동후디스가 지난 2020년 출시한 '하이뮨'이 업계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후 남양유업, 빙그레, 대상웰라이프, 오리온 등 후발주자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도 격화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상반기 기준 단백질 보충제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하이뮨 49.7%, 셀렉스 27.1%로,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매일유업은 신성장 사업으로 셀렉스를 기획했다. 기존 분유(조제식), 유제품 중심 사업 구조는 출생아 수 감소와 원유 가격 변동 등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출생아 수가 2015년 43만명에서 2024년 23만명으로 줄면서 조제식 수요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매일유업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기 위해 셀렉스 사업에 꾸준히 힘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셀렉스를 비롯한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여전히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813억원에서 2023년 4500억원으로 약 5.5배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단백질 RTD(Ready-to-Drink, 바로 마실 수 있는 형태) 제품은 분말형 대비 편의성 높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 같은 시장 변화를 반영해 RTD 제품군을 확대하고, 식물성 단백질 등 신규 카테고리로 외연을 넓히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홈쇼핑 등 수익성이 낮은 채널 비중은 줄이고, 온라인과 자사몰 중심으로 유통 구조를 재정비해 지속적인 수익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온라인과 자사몰을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적자 폭을 줄였고, 올해에도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내 신제품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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