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 기운 코스닥으로 번질까…'천스닥' 언제쯤?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06.24 11:00 / 수정: 2025.06.24 11:00
24일 장중 800선 돌파에도 박스권 평가
찻잔 속 반등 있나…하반기 최대 950선 제시 증권사도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장중 11개월 만에 800선을 돌파했으나 코스피 대비 상승 흐름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예원 기자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장중 11개월 만에 800선을 돌파했으나 코스피 대비 상승 흐름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예원 기자

[더팩트|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마침내 '삼천피'(코스피지수 3000)에 도달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강세를 증명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은 비교적 힘을 받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 있어 주목된다. 코스닥도 강보합세를 이어가지만 상승 폭이 둔화하는 속도가 빠르고 조정을 받을 땐 낙폭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날 0.85% 내린 784.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 4일 대비 6.23% 올랐으나, 같은 기간 8.79% 오른 코스피보다 상승 폭에서 뚜렷한 차이를 냈다.

상승장에서 기세는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인다. 25일 코스피가 최근 하방 압력을 받게 한 요인으로 해석된 중동 지역 분쟁 우려가 다소 완화하면서 장 초반 2.66% 급등할 때 코스닥도 2.00% 오른 800선 진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이 장중 800을 기록한 것은 11개월 만이다.

그러나 코스피는 3000선을 넘어 어느덧 3100선을 보는 와중에 코스닥의 상승 흐름은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스피가 앞서 마지막으로 3000선을 달성했던 3년 6개월 전 코스닥 지수는 1000이 넘은 까닭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조에 국내 증시가 단기적 반등을 보이고 있으나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린 '천스닥'(코스닥지수 1000)의 영광은 함께 오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이 코스피 흐름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한 배경으로 종목들의 구성과 규모의 차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주목을 비교적 받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은 대기업집단에서도 신사업군을 다루는 계열사와 중소형사, 벤처기업 등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제약업체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21조원대로 코스피 시가총액 25위인 포스코홀딩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업종별 특성도 있다. 지난해 코스닥 훈풍을 이끈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업종의 부진이 깊어진 것은 물론 기술 협약이나 임상 시점 등에 따라 변동성을 급격히 확대하는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심리가 이어져 코스닥보다는 코스피에 상장한 대형주 위주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점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의 더딘 상승 흐름을 주목하면서도 하반기 반등 여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고, 코스피 수급을 끌어낸 외인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선호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면서 미래가 유망한 중소형 기술주들이 즐비한 코스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상승한 코스피가 차익실현 등으로 잠시 쉬어갈 수는 있지만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을 때까지 삼성전자는 아직 5만원대이기에 삼성전자 또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좋으면 3000이상을 노려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벤처 투자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나 중소기업 친화적 정책 등이 대기 중이라는 점에서 점차 코스닥에 대한 관심 확대가 예상된다"며 "이 경우 코스피보다 코스닥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코스닥 희망 밴드를 제시한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코스닥이 최대 9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고, 삼성증권은 코스닥 희망 범위를 750에서 890까지 내다봤다. 이 외에도 IBK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 각각 코스닥이 840, 800까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닥은 반도체 소부장, 2차전지, 바이오 등 주력 업종의 부진과 내수경기 부진, 고금리 환경 등으로 인해 중소형주들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대비 부진했다"며 "순환매 환경 조성 시 코스닥 지수의 지난해 전 고점 회복과 상승 추진력 유입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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