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지난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달러 흑자로 2023년(328억2000만달러 흑자)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이 중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는 1182억3000만달러 흑자로 전년(877억6000만달러 흑자)에 비해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이는 4년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자, 1988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2번째 최대 흑자는 2023년 기록한 877억6000만달러다.
상품수지(1089억9000만달러 흑자)가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출 증가로 확대됐다. 이 역시 역대 1위 흑자 규모다.
본원소득수지(184억달러 흑자)도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흑자 폭이 확대됐다. 이전 역대 최대 기록은 2023년 142억9000만달러다. 이 중 투자소득수지는 179억2000만달러로 역대 1위를 보였다.
김성준 한은국제수지 팀장은 "미국의 견조한 소비에 자동차 등 소비재 수출이 늘었고, IRA·칩스법 등 신성장 투자에 기계류와 반도체 제조 장비 등 자본재도 많이 나갔다"며 "미국에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 투자에 따른 배당과 이자수익 등 본원수지도 추세적으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향후 대미 경상수지의 경우 관세 정책 영향이 하반기에 더 크게 나타나 올해 흑자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통상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127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157억7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상품수지가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축소된 반면, 여행수지는 엔저 및 해외여행 수요 확대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유럽연합(EU)향 경상수지는 170억9000만달러 흑자로 전년(58억5000만달러 흑자)보다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선박과 컴퓨터 수출이 늘며 상품수지가 25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는 각각 79억1000만달러, 6억8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동남아에 대한 경상수지는 565억2000만달러로 전년(468억1000만달러 흑자)보다 흑자가 늘었다. 반도체와 컴퓨터 등의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중동향 경상수지는 690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735억달러 적자)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유가 하락에 원자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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