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익 기자] 삼성물산이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건설과 시공권을 두고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지만 조합의 까다로운 입찰조건에 발을 뺐다.
삼성물산은 20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에 공문을 보내 이번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당사는 압구정2구역을 전략사업장으로 선정하고 조합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아파트 단지, 세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건립하기 위해 글로벌 건축디자이너, 금융사 협업 등 적극적으로 입찰참여를 준비해왔다"며 "하지만 조합의 입찰조건을 검토한 결과 이례적인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으로 인해 당사가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의 의사결정을 존중하며 본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돼 성공적인 재건축으로 완성되길 기원한다" "당사를 응원해 준 조합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초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해 조합원 등과 적극 소통한 데 이어 세계적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혁신적 대안 설계를 준비해왔다.
또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한 최고 신용등급(AA+)과 압도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5대 시중은행 및 주요 대형 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최상의 금융조건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에서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 △모든 금리 CD+가산금리 형태로만 제시 △이주비 LTV 100% 이상 제안 불가 △추가이주비 금리 제안 불가 △기타 금융기법 등 활용 제안 불가 등 이례적인 입찰 지침을 통과시킨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의 결정을 존중하나 현 입찰 지침으로는 월드클래스 설계 및 디자인 등 당사가 구현하고자 하는 글로벌 랜드마크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압구정 타 구역 조합과 적극 소통해 압구정 일대에 글로벌 주거 명작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2구역 조합은 지난 18일 입찰 공고를 냈다. 오는 26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8월 11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9월 열린다.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에서 철수하면서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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