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 지원이 가시화되면서 카드업계에 애플페이 도입 압박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교통카드 기능이 선불카드 방식으로 제공될 것이 유력해 이용자의 불편이 크고, 수수료 부담 역시 크기에 수혜가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티머니는 최근 공식 SNS 계정에 아이폰 화면에 티머니가 지원되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에서 애플페이를 활용해 티머니 결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티머니 측은 구체적인 서비스 개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이르면 하반기 티머니 결제가 지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페이는 지난 2023년 현대카드가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했지만,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이번 티머니 도입을 통해 애플페이로 교통카드 결제가 지원된다면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카드사들의 가입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카드에 이어 신한카드는 금융감독원에서 애플페이 약관 심사 승인 심사를 받고 서비스 출시를 위한 모든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이며,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에 대해 금감원에 약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애플페이가 선불교통카드 방식만 지원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수혜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티머니가 충전식 선불 교통카드 형태로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카드사들이 얻을 수 있는 수혜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티머니를 활용해 교통카드 기능을 지원하게 되면 충전식 선불 교통카드로 제공되는 것이 유력하다"면서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별도의 티머니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애플페이에 추가로 등록하고, 신용카드로 선불충전을 해야 하기에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할 경우 수수료 추가 부담의 우려도 나온다. 현재 애플페이는 건당 0.15% 안팎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애플페이를 통한 대중교통 이용 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교통카드 기능을 차치하더라도, 애플페이 도입이 카드사 실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달 23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세미나에서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애플페이 도입 직후 (현대카드의) 분기별 이용액은 개인 부문에서 47.7%, 법인 부문에서 70.0%, 전체 이용액에서 51.4% 증가했다"며 "그러나 실제적으로 유의하게 늘었는지 봤을 때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이용 금액·당기순이익 증가가 애플페이 도입 때문이 아니고, 물가상승이나 마케팅 확대 등 다른 요소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에 대한 실익이 적다 하더라도, 카드사들은 고객 결제 편의성 확장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결제수단 제공을 늘려야 가입자를 더 늘릴 수 있게 된다"면서 "티머니를 통한 선불카드 방식이더라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기다리던 서비스였기에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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