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더 내렸지만…삼성자산운용, 금현물 ETF 경쟁서 미래에셋에 밀리나
  • 이라진 기자
  • 입력: 2025.06.18 14:09 / 수정: 2025.06.18 14:10
삼성운용, 'KODEX 금액티브 ETF' 출시
미래에셋자산운용 보수 업계 최저 관측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7일 KODEX 금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24일 TIGER KRX금현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7일 'KODEX 금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24일 'TIGER KRX금현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금 현물 ETF 시장에 야심 차게 진출했지만, 출시 일주일 만에 보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1, 2위의 자산운용사 간 보수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보다 더 낮은 총보수를 앞세운 금현물 ETF를 상장할 예정이어서다. 여기에 금감원의 운용업계 수수료 경쟁 현장 검사로 삼성자산운용은 추가 보수 인하를 실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7일 'KODEX 금액티브 ETF'를 상장하며 금 현물 ETF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상품은 런던 금 시장협회(LBMA)가 인증하는 국제 표준 금 현물 가격과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해, 국내 금 시세의 변동성(일명 '김치 프리미엄')에서 벗어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ETF 출시는 2021년부터 'ACE KRX금현물 ETF'를 통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겨냥한 것이다. 삼성은 총보수 0.3%, 운용보수 0.26%로 기존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총보수 0.5%, 운용보수 0.44%) 대비 각각 0.2%포인트, 0.18%포인트 낮춘 수준의 공격적인 보수 인하 전략을 선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 금현물 ETF 상품의 취약점을 강조하며 총보수와 운용보수를 인하했지만, 이 같은 전략이 장기간 유효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수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현물 ETF 상품 상장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이 보수 인하 경쟁에서 출시 일주일 만에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24일 'TIGER KRX금현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KRX금현물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ETF는 총보수 0.15%, 운용보수 0.109% 수준이 유력하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액티브 ETF'보다 각각 0.15%포인트, 0.151%포인트 낮아, 사실상 보수 경쟁에서 삼성이 단숨에 밀리는 셈이다.

ETF 시장에서 보수는 투자자 선택의 핵심 기준이다. 특히 금 현물 ETF처럼 수익률이 국제 시세와 거의 유사하게 움직이는 상품일수록 낮은 보수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업계는 이번 미래에셋의 초저보수 전략이 삼성자산운용의 금 ETF 시장 점유율 확보 계획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ETF 업계 1, 2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간 ETF 보수 인하 경쟁을 벌여왔다. 미국 대표지수 추종 ETF의 총보수를 번갈아가며 내리고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두고 보수 인하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운용업계 수수료 및 마케팅 과열에 대한 현장 검사가 변수로 떠올랐다.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보수 구조 및 판매 관행 등에 대한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삼성자산운용은 보수 추가 인하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규 상장한 금현물 ETF에 대해 추가 보수 인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검사 기조 속에서 삼성이 섣불리 보수를 다시 낮추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금액티브 ETF' 출시 직후 단기간의 우위를 점하려 했지만, 미래에셋의 공격적인 보수 전략이 변수"라며 "금 ETF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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