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박병립 기자]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컴퓨터 수치 제어기(CNC)의 국산화가 이뤄졌다. 올해 실증을 거쳐 내년부터 사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CNC의 외산 의존율은 95% 이상인데 2032년 국산 시장 점유율이 30% 이상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KCNC가 우리나라 기계·장비 가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CNC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CNC는 제어기 본체, 모터 등 구동부,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기술을 동시에 개발해야 하므로 개별 기업 차원의 개발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산업부는 한국기계연구원을 필두로 20개 이상 관련 기업·연구소·학계를 과제에 참여시켰으며, 관련 기업들은 성공적인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합작법인인 KCNC를 설립했다.
5년간의 개발 끝에 지난달 실제 현장 오퍼레이터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 결과, 가공오차와 표면품질 등 주요 성능 지표에서 선진 CNC와 유사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작 인터페이스의 사용자 편의성과 제공기능의 다양성 측면 등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CNC의 외산 의존도는 95% 이상이며, 5% 이하의 국산 제품조차도 핵심 기술들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CNC 개발 제품이 국내 제조업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및 수출 물량의 30%를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는 연간 2000억원으로 예상되며 국내업체인 KCNC가 상품개발과 판매 등을 담당하는 만큼 신속한 사후관리(A/S), 맞춤형 제품개발 등도 가능하다.
다음달부터 1년 동안 상용화를 위한 실증에 돌입한다. 이번 실증을 통해 고속·반복작업과 다양한 재료와 공구를 활용한 가공 등을 실험한다. 이 밖에 장비의 내구성, 실제 환경에서의 신뢰성도 검증한다. 아울러 CNC 실증과정에 CNC 구매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4대 수요 기업(DN솔루션즈, 위아공작기계, 화천기공, 스맥)이 참여한다.
이 중 3곳은 실증 결과가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는 구매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실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본격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업계는 2032년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30% 이상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CNC는 제조장비의 두뇌이자 AI 팩토리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로, 첨단 CNC 확보를 통해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NC는 절삭·밀링·프레스 등 부품 가공작업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말하며, 주로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 공작기계에 부착돼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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