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대비 투자 저조…정부 금융지원 등 대폭 강화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지난해 국내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총 83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기업(DART 5월 기준)의 지난해 투자 분석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총 투자액은 8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72조5000억원 대비 15.3%(11조1000억원) 증가했다. 규모가 증가한 기업은 709개, 감소한 기업은 291개다.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와 역량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4.8%로 전년 4.4%보다 0.4%포인트(p) 늘었다.
이에 따라 2010년 통계 발표 이래 투자 규모, 전년 대비 증가율,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1000대 기업의 매출에 비해 R&D 투자 규모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투자 규모별 기업 분포로 보면 상위 300개 기업의 R&D 투자액 비중이 92.4%에 달했지만, 하위 300개 기업의 비중은 2.2% 수준으로 저조했다.
또 상위 10개 기업의 R&D 투자액은 54조7000억원으로 전체 65.5%(2023년 62.7%)로 집계됐다.
지난해 R&D 투자액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삼성전자로 30조2000억원으로 확인됐다. 이어 △SK하이닉스 4조5000억원 △현대자동차 4조3000억원 △LG전자 3조4000억원 △기아 3조3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3조1000억원 등으로 기업 투자액 순위는 전년과 같았다.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규모의 투자 기업은 총 53개사로 전년 대비 3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2023년 기준 전 세계 연구개발 투자 2000대 기업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은 40개"라며 "미국(681개), 중국(524개), 일본(185개), 독일(106개), 대만(55개) 등 경쟁국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R&D 투자상위 1000대 기업 중 대기업이 170개사, 중견기업이 513개사, 중소기업이 317개사로, 중견기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 대기업 R&D 투자액은 6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5%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38조4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분야 기업들의 R&D 투자 규모가 75조원으로 전체의 89.8%(2023년 88.7%)를 차지했다.
이어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4조원(4.8%),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1조8000억원(2.2%) 순으로 집계됐다.
제경희 산업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산업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R&D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며 "경쟁국에 대응해 이러한 흐름을 지속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고, 투자성과가 시장에서 현실화될 수 있도록 규제혁신, 실증 인프라, 금융지원 등 사업화 기반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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