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대선 기간 동안 '천도론'으로 들썩였던 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복귀 의사를 공식화하며 대통령 집무실이 세종시로 옮겨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인 영향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6월 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직전 주 대비 0.07% 올랐다. 8주 연속 상승이긴 하나,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던 4월 넷째 주(0.49%)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세종 아파트 가격은 4월 넷째 주 0.49% 상승하며 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당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이후에도 5월 첫째 주 0.40%, 5월 둘째 주 0.48%, 5월 셋째 주 0.30% 등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5월 넷째 주 0.10%로 기세가 한풀 꺾이더니 6월 첫째 주 상승폭이 0.07%까지 축소됐다.
거래량도 감소세다.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1월 305건에서 2월 375건, 3월 793건, 4월 1383건으로 꾸준히 늘었으나 지난 5월 478건으로 줄었다. 전월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세종 집값은 대선 기간 대권 후보들이 앞다퉈 정부 청사와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추진 공약을 내걸며 빠르게 올랐다. 이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세종을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18일 경선 TV 토론회에서 "일단 용산 대통령실을 쓰고 청와대를 빨리 보수해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밝히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JTBC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도 대선에 당선된다면 쓸 집무실에 대해 "최대한 빨리 청와대를 보수해 그리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이후에도 용산 집무실을 임시로 사용하다가 청와대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세종시는 과거에도 비슷한 이유로 집값이 크게 움직였다. 부동산 상승기와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맞물렸던 2020년 세종 아파트값은 한 해에만 42.37% 치솟았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자 2022년 -16.74%, 2023년 -5.14%, 2024년 -6.37%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시점이 미뤄지며 당분간 세종 부동산 집값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대통령이 임기 내 세종 집무실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인중개사 A씨는 "대통령 집무실 기대감이 식으며 세종 부동산 열기는 식었으나 장기적으로 세종 이전 계획을 밝힌 만큼 당분간 가격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