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한샘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본격 확장하면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 대상(B2C)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사무용 가구와 인테리어 영역을 신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B2B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하반기에는 오피스 전용 신제품을 선보이고, 사무환경 디자인 전문업체와 협업해 맞춤형 공간 솔루션을 제안할 계획이다. 회의, 수납, 휴식 등 용도별로 최적화된 가구 배치 설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주방가구와 수납 제품을 통해 확보한 상품기획 역량과 브랜드 인지도를 사무용 시장에도 확장하는 구상이다.
한샘은 주택 가구 특판을 넘어 사무공간, 상업시설, 공유오피스 인테리어로 수주 영역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기업들이 업무 몰입도와 복지 향상을 위해 사무환경 개선에 투자를 늘리자 인테리어와 가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한샘이 새롭게 힘주는 B2B 사업은 특판사업본부가 전담하며 일반 기업체 납품뿐 아니라 건축 설계사무소나 시행사와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을 겨냥해 가성비 제품군을 확대하고 임원용 고급 라인업도 함께 운영한다. 한샘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줄면서 사무공간 재정비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오피스 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하면 다시 B2C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B2B 확대 전략의 배경에는 주택 경기 둔화로 인한 매출액 규모 감소가 있다. 한샘은 지난 2021년 2조2314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1조9084억원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규제 강화와 거래량 감소로 인해 이사·리모델링 수요가 줄며 B2C와 B2B(아파트 특판) 실적이 동시에 위축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B2B 사업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주춤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샘의 B2B 매출은 1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줄었다. 건설사 특판 중심의 기존 B2B 사업이 분양 및 착공 물량 감소 영향을 받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착공은 3만4000여 호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분양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근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은 가구업체뿐 아니라 공유오피스 기업,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까지 속속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 규모를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샘은 B2C 시장에서의 브랜드 경쟁력이 B2B 진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B2B 성과가 다시 B2C 시장의 신뢰도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침체된 주거 시장에 대응하는 가구업계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다"며"B2C와 B2B의 선순환을 실현하겠다는 시도가 성공한다면 장기 성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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