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중견 건설사 부도·폐업이 잇따르면서 이에 따른 아파트 보증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건설 경기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건설업계에선 4월에 이어 '7월 위기설'까지 돌고 있어 하반기 들어 사고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강원도 강릉시 홍제지역주택조합(영무예다음 어반포레)과 경기도 양주시 양주용암3지구 지역주택조합(영무예다음 더퍼스트) 사업장에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올들어 각각 두 번째·세 번째 보증사고다. 분양보증은 시행사 또는 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분양주택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분양이행)하거나 계약자가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주는(환급이행) 제도다. 30가구 이상 아파트는 HUG의 분양보증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두 단지는 올 초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공정률도 각각 6%, 24% 수준이었다. 시행사인 영무토건은 이 여파로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2월에는 HUG가 임대보증금 보증한 시온토건의 '춘천 시온 숲속의아침뷰' 사업장에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시행사 시온토건의 계열사이자 시공사인 시온건설개발이 지난해 부도가 나면서다. 공정률 79%에서 공사가 멈췄고 HUG는 지난달 임대차 계약자들에게 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해주기로 했다.
분양·임대 보증사고는 2021~2022년에는 1건도 없었지만 건설 경기가 침체된 2023년부터 급증했다. 2023년과 지난해 보증사고는 각각 17건으로 사고 금액은 모두 1조원이 넘었다.
업계는 올해도 아파트 분양보증 사고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4월 위기설'에 이어 7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영무토건을 포함해 중견 건설사 10여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동아건설(58위)과 대저건설(103위)에 이어 삼부토건과 안강건설(116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이화공영(134위), 대흥건설(96위) 등이 줄줄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자금난으로 인한 건설사들의 법정관리행이 계속되자 업계에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음달에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된다. 미분양 증가로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데 공사비까지 오른 상황에서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수요가 줄면 미분양이 더 늘어나 돈줄이 막힌 중소 건설사들이 대거 쓰러질 수 있어서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 건수는 288건에 달한다. 전년 동기(251건) 대비 30건 넘게 늘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미분양은 늘어나고 수주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 무너지는 건설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보증사고가 난 사업장을 승계하려는 건설사도 없어 이에 따른 공사 중단 문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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