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란 한 판이 7000원을 넘어서면서 '에그플레이션(계란+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관리에 나섰다.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특란 한 판(30구) 가격은 7034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7.8% 오른 가격으로 계란 한 판이 7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특란 10구 소비자 가격은 3811원으로 전년 대비 14.4% 올랐다.
계란 가격 상승은 지난 3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특란 10구 기준 산지 평균 가격은 1591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5월 1838원까지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6월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구에 1850∼1950원으로 전년 대비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7, 8월 평균 특란 산지 가격도 최대 1850원으로 예측된다.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는 산란계 고령화와 함께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꼽혔다.
이에 계란을 주로 사용하는 제과업계와 소상공인들은 비상에 걸렸다.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탓에 계란 제공량을 줄이거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계란이 들어간 메뉴 가격을 올리면 물가 전반이 상승하는 '에그플레이션'도 불가피하다.
여기에 축산물 가격 상승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이 발표한 '6월 축산 관측'에 따르면 이달 돼지고기·소고기·계란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지난해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소비자 체감물가를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가공식품 원료육(돼지고기)과 제과·제빵용으로 사용되는 계란가공품에 대해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또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미발생 지역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 허용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태국 등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며 병아리 입식 확대, 종계 생산주령 연장 등 국내산 닭고기 공급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추경으로 확보한 정부할인지원 예산 2280억원을 통해 여름휴가철, 추석 등 농축산물 구매 성수기에 집중 지원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6월까지는 현재의 공급안정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름철을 앞두고 기상재해 등 리스크 요인별 관리를 강화해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