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올해 들어 한국과 일본을 오간 항공 승객 수가 1124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은 물론 지난해보다도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며 한일 하늘길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일본 여행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흐름에 맞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 소도시 노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일 항공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총 1124만6131명(출·도착 합산)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15만6796명보다 10.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938만6783명)과 비교해도 19.8% 늘어난 규모다.
항공편 수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5월 한일 노선 항공편은 총 5만8784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232만명, 2월 219만명, 3월 231만명, 4월 212만명, 5월 228만명 등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월 200만명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역대 최대였던 2514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일본 여행 수요는 원·엔 환율이 한때 1000원을 돌파하며 엔화 강세 흐름을 보였던 3∼4월에도 유지됐다. 업계는 단거리 노선 특성상 환율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데다 다양한 가격대의 운임과 개별 여행 선호 확산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엔저 흐름이 나타나며 하반기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수요 흐름에 발맞춰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내 소도시와 비수도권 지역으로 노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5일 인천-하코다테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제주항공은 해당 노선을 주 2회(목·일) 운항 중이며 오는 7월부터 주 4회로 증편할 예정이다. 첫 취항편의 탑승률은 97.4%로 사실상 만석을 기록했다. 이 밖에 마쓰야마·시즈오카·오이타·히로시마·가고시마 등 일본 지방 노선에 취항, 소도시 여행 수요를 발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진에어는 일본 최남단 섬인 이시가키지마를 비롯해 미야코지마, 기타큐슈 등 총 5개 일본 소도시 노선을 단독 운항하며 지역 수요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에어서울도 인천–요나고 노선을 단독으로 운항하며 틈새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사가(규슈) 노선을 단독 재운항 중이며 사가뿐 아니라 구마모토·후쿠오카·오키나와 노선을 중심으로 소도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도쿠시마 노선에 단독 취항했으며 노선 탑승률이 1분기 기준 80%를 웃도는 등 순항 중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일본 소도시 노선 탑승객 수는 2022년 19만여명에서 지난해 60만3000여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 소도시 노선 확대는 단순한 수익 다변화를 넘어 대체 여행지 제공과 분산 수요 확보 등 다층적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으로 노선 네트워크를 확대해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하반기에도 일본 소도시 중심의 노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소도시 중심의 틈새 노선은 항공사 입장에서 공급 과잉을 피하면서도 수익성과 노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일본 여행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흐름 속에 노선 다변화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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