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日처럼 '버블 붕괴' 피하려면 과감한 구조개혁 절실"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6.05 13:53 / 수정: 2025.06.05 13:53
한국은행 '일본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 보고서
한국은행은 5일 BOK이슈노트의 일환으로 일본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은 5일 BOK이슈노트의 일환으로 '일본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우리나라의 민간 부채가 일본의 '버블' 시기만큼 늘어났다는 연구가 나왔다.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선 통화정책은 보조적 역할에 그치고 구조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5일 BOK이슈노트의 일환으로 '일본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연구 취지에 대해 일본이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는 당시 상황 속에서 내렸던 사회적 의사결정들이 오늘날 돌이켜 보았을 때 어떠한 결과로 이어졌는지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현실적인 조언을 얻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버블붕괴 전후 일본은 장기 저성장·저물가를 낳은 자산시장발(發) 부채 누증과 인구 고령화, 글로벌 수평 분업화 등의 구조 변화에 직면했다. 구조개혁이 해결책이지만 일본은 경기 대응 정책에 상당부분 의존해 재정이 소진됐고, 통화정책 유효성도 제약받았다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동산발 가계부채로 민간 레버리지 비율은 2023년 207.4%로 일본 버블기 최고치(1994년 214.2%)에 근접했고 인구 고령화 속도는 일본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험을 통해 부동산발 부채 누증에 사전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것이 최선이라고 봤다. 부채가 이미 부실화됐을 경우에는 신속히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밀한 거시건전성규제와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해서는 경력단절 여성과 숙련 은퇴자, 청년층의 생산 참여 확대와 혁신 지향적 교육 투자 강화 등으로 노동력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확충해 가야 한다고 했다. 외국인 노동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출산율을 단계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제조업 중심의 수출 성장 지속을 위해서는 첨단산업 육성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봤다. 정부는 인재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고부가치 서비스 수출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에 대한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정 여력 소진에 대응해 재정 여력 복원이 필요하고, 통화정책이 경기 대응 수단이지 경제 체질 개선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통화정책은 경기 측면에서 보조적 역할을 하고 구조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일본의 경우 저성장·저물가 탈피를 위해 전통적 통화정책이 한계에 다다르자 양적완화와 위험자산매입, 마이너스 금리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의존했다"며 "그 결과 금융시장 왜곡 등 부작용을 낳았다. 우리나라는 일본은행의 정책 성과 부작용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구조변화에 적시 대응했을 경우를 가정해 2010년부터 인구감소가 없었다고 가정할 경우 2010~2024년 중 경제성장률이 평균 0.6%포인트 상승하고, 정부부채 비율이 4.5%포인트 하락했을 것을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 후반 0.6% 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되나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총요소생산성 향상, 출산율 제고, 노동의 질 개선을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상당부분 만회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일본의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 노후화된 경제구조를 혁신이고 창조적으로 파괴해야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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