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출범] 생존 위기 석화업계, 기업 자구책은 한계…정부 지원 '절실'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6.05 00:00 / 수정: 2025.06.05 00:00
李 대선공약 '특별법 제정·스페셜티 개발 지원' 주목
보릿고개 넘는 석화업계 "전기요금 감면·R&D 지원 필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대통령이 과거 대선후보 시절 발표했던 석유화학 업계 지원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대통령이 과거 대선후보 시절 발표했던 석유화학 업계 지원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대통령이 과거 대선후보 시절 발표했던 석유화학 업계 지원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석유화학 지원 특별법 제정과 정부 주도 구조재편으로 스페셜티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른 외부 영향에서 비롯된 위기인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보릿고개가 길어지면서 정부 주도의 구체적인 지원책을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저가 공세에서 비롯된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석유화학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감소한 32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대규모 생산 설비 증설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저유가 기조가 겹친 탓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에서 '산업의 쌀'로 불리며 기본 원료로 분류되는 에틸렌 생산 능력을 2019년 2711만톤에서 2023년 5174톤으로 2배 늘렸다.

국내 업체들의 실적은 악화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잠정실적 기준 매출액 4조9018억원, 영업손실 1266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감소하긴 했으나 지난 2023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째 적자를 냈다. 한화솔루션은 303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직전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72% 줄었다.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은 영업손실 56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몸집을 줄이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LG화학은 비핵심 사업인 워터솔루션 사업을 정리하고 여수 공장의 사택 매각을 추진했다. 롯데케미칼은 생산직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실시했다.

다만 자구책만으로는 타개가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이 대통령의 공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발표한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별 지역 맞춤형 '우리동네 공약' 가운데 여수시 맞춤 공약을 통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회복 적극 지원'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공급과잉으로 불황에 처한 유화산업 경쟁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하에 특별법 제정과 집중 지원으로 정부 주도 구조개편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과 친환경 고부가 스페셜티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공약도 내놨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대통령이 과거 대선후보 시절 발표했던 석유화학 업계 지원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대통령이 과거 대선후보 시절 발표했던 석유화학 업계 지원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아 지켜봐야 하지만 석유화학 업계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원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며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이 산업부 혼자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새 정부에서 주도권을 쥐고 범부처적인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산단에 한해 일정 기간 전기요금을 감면해주는 지원이 절실하다"며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과잉은 중장기적으로 해결될 국면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지원과 고부가가치(스페셜티) 개발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업체 간 구조조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정부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제도적 지원은 해주되 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스페셜티 전환에 필요한 정밀화학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zza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