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곳을 노리는 건설사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나란히 주요 은행들과 업무 협약을 맺으며 조합원들을 위해 최상의 금융 조건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최근 압구정2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원의 금융 부담 완화와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을 위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과 상호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통상 재건축 사업 진행 전 시공사는 한 곳의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으나, 양사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을 위해 이례적으로 여러 은행과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압구정2구역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9·11·12차) 1924가구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예상 사업비 2조4000억원대, 조합원의 종전 자산 추정액만 약 10조원을 넘어서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오는 1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압구정2구역은 대한민국 주거 품격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압구정2구역 사업비를 최고의 조건으로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게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원의 기대와 신뢰가 가장 중요한 만큼 금융 분야에서도 세심하게 준비를 해왔다"며 "이번 협약은 단순한 금융지원 협력을 넘어 조합원들의 주거 안정과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현대건설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설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적인 거장들과 손잡고 압구정2구역을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삼성물산은 세계적 건축 거장인 노만 포스터(Norman Foster)가 이끄는 영국의 글로벌 유명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Foster+Partners)와 손을 잡았다. 노만 포스터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파크, 홍콩 HSBC 본사 등을 설계했다.
현대건설도 현재 해외 유명 건축가와 협업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압구정 일대에서 소통을 이어가며 조합원들과 교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문화센터 토파즈홀에서 제4회 '디에이치 어린이 미술대회' 시상식을 열었다. 이 대회에는 압구정동 인근 초등학생 420여명이 참가했고, 시상식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이후 약 6개월 만에 압구정에서 재대결을 펼치게 됐다"며 "두 기업이 압구정2구역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에게 뒤지지 않는 파격적인 제안을 계속해서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