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밀었던 물량 내놓는다…대선 이후 분양시장 '기지개'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6.02 10:33 / 수정: 2025.06.02 10:33
6월 아파트 2만6407가구 분양… 전년비 39% 증가
정책 불확실성에 분양 일정 하반기 이후로
7월 DSR 3단계, 분양가 상승세 변수
6월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만6407가구로 전년 동월(1만8969가구) 대비 약 39% 늘었다. 이중 일반분양은 약 2만1550가구로 추정된다. /더팩트 DB
6월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만6407가구로 전년 동월(1만8969가구) 대비 약 39% 늘었다. 이중 일반분양은 약 2만1550가구로 추정된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준익 기자] 오는 3일 대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분양 시기를 조율해온 건설사들이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분양시장도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직방에 따르면 6월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만6407가구로 전년 동월(1만8969가구) 대비 약 39% 늘었다. 이중 일반분양은 약 2만1550가구로 추정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만3865가구, 지방이 1만2542가구다. 수도권은 △경기 1만295가구 △서울 1865가구 △인천 1705가구가 공급된다. 지방은 △부산 4552가구 △충북 2098가구 △대구 1419가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한 곳만이 6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잠실 르엘은 기존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총 1865가구 중 219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분양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준공은 오는 12월이다.

올해 분양 시기를 조율하던 건설사들이 대통령 선거 이후 공급에 나서면서 분양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거래량 감소와 매수심리 위축으로 분양 일정을 하반기 또는 내년으로 미뤘다. 이에 올 상반기는 공급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분양 물량은 4만512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6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6월을 거치면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과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가 지난해 말 계획했던 분양 물량을 미루거나 보류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DSR 3단계 규제가 잔금대출부터 적용되지만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이기 때문에 6월 분양 단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규제 시행 전 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별적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시장에 심리적인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실제 대출금리에 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해 유동성 측면의 체감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5월 전국 평균 분양가는 1981만원, 수도권은 2370만원, 지방은 1691만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달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까지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ZEB)이 확대 시행된다. /더팩트 DB
올해 1~5월 전국 평균 분양가는 1981만원, 수도권은 2370만원, 지방은 1691만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달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까지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ZEB)이 확대 시행된다. /더팩트 DB

업계에선 아직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공급 확대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시장 내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지방의 경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6422가구로 전월 대비 5.2% 증가했다.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은 4525가구로 전월 대비 소폭 줄었지만 비수도권은 2만1897가구로 6.6% 증가했다. 지방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분양 시점을 더 늦추면 물가상승 등을 고려할 때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어 고민이다.

공사비 상승에 따르면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R114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민간 분양 아파트 분양가 추이를 조사한 결과 전국 평균 3.3㎡당 분양가는 2015년 988만원에서 지난해 2066만원으로 10년간 2.1배 상승했다.

올해 1~5월 전국 평균 분양가는 1981만원, 수도권은 2370만원, 지방은 1691만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달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까지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ZEB)이 확대 시행된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유예기간을 적용받던 민간분양 아파트는 5등급(에너지자립률 20~40% 미만)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친환경 설비와 자재, 기술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개선되면서 올해 분양을 미뤄온 건설사들 본격적으로 분양 기지개를 켤 것"이라며 "분양가 인상이 예상되면서 소비자는 가격 부담, 공급자는 미분양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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