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우려에 기준금리 또 인하…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 공미나 기자
  • 입력: 2025.06.02 00:00 / 수정: 2025.06.02 00:00
한은, 기준금리를 연 2.75%→2.5%로 낮춰
"7월 3단계 DSR 시행으로 영향 제한적일 것"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로 낮춘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로 낮춘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공미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며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으로 인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통위는 전날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0.25%p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째,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인하다.

기준금리 인하의 주된 배경은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5%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마이너스라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수출도 불안한 상황에 금리라도 낮춰 소비·투자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한 충분한 재정정책 없이 기준금리만 계속 내릴 경우 집값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도 기준금리를 내리며 집값 상승을 경계했다. 이한용 한은 총재는 '빅컷(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하는 것)'을 단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금리를 빠르게 낮춰 유동성을 공급하면 경기부양보단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가격을 밀어올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뉴시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내려도 실제 대출금리의 인하가 수반되지 않으면 민간에서의 체감 효과, 특히 주택 구매 등에서는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금리 인하의 긍정적 영향은 3단계 스트레스 DSR이라는 구조적 제약과 지역별 펀더멘털 차이에 따라 상이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추가 인하 여부, 정비사업 진행 속도, 공급 상황, 정책 방향이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에서 기준금리보다 중요한 것을 대출한도라고 봤다. 이 때문에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들면 자금 조달이 여전히 어려워 주택시장을 과열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까지의 대출규제 및 올해 하반기는 새 정부의 초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출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단순히 이번에 기준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집값 매수세 등을 가속한다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기 전까지 단기적으로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 위원은 "이번 금리 인하가 '본격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기대심리를 불러일으키며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이전 '막차 수요'가 움직이면서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서울 강남3구, 용산구 등은 이번 금리 인하로 심리적 지지력이 더 강화될 수 있고, 정비사업 등 호재가 있는 마포·여의도·목동·강동구 등은 실수요 외에 투자 대기수요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출 여건이 일부 개선되며 수요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면 거래 증가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은 상대적으로 투자수요는 제한적이나 기존 내 집 마련 계획을 갖고 있던 실수요층이 금리 인하 신호에 따라 매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중저가 아파트는 총액 대비 금리 부담 민감도가 높아 거래 회복에 있어 첫 반등을 주도할 수 있는 지역군"이라고 말했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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