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29일 200억원대 횡령·배임 및 증거은닉교사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법 리스크로 총수 공백 사태를 맞게 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향후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하지 못한 총수 구속에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1심 재판부는 "자신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대표이사를 돕기 위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며 "동종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음에도 자중하지 않고 동종 범죄와 유사한 수법을 사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그룹의 사업형 지주사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매출액 1조3867억원, 영업이익 42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7.3%, 65.4%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는 매출액 9조4119억원, 영업이익 1조7622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총수 공백으로 진행 중이던 경영 활동 및 미래를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 회장은 지난 1월 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인수한 한온시스템에 새 수장을 앉히고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었다. 또 지난 5월에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한국앤컴퍼니벤처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해당 기업들은 총수 부재로 인해 추진하던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테네시 공장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조 회장의 구속으로 관련한 투자가 불투명해졌다. 국내 경영 환경에서 그룹의 굵직한 의사 결정은 총수의 결단이 중요한데, 옥중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휘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 함께 조 회장 주도로 진행 중이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해졌다. 사내 업무 자동화부터 연구개발 고도화까지 전방위에 걸쳐 AI를 활용한 그룹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었는데, 이를 진두지휘할 총수 부재로 추진력을 잃게 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당분간 전문 경영인 주도로 다소 방어적인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변호인단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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