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비상경영' 어쩌다…매장 줄고 적자 쌓여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5.30 00:00 / 수정: 2025.05.30 09:15
오프라인 중심 포트폴리오 한계 노출…점포 수·실적 모두 하락세
NC픽스 등 오프 프라이스 전략 강화…도심형 아울렛에 승부수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랜드 마곡 글로벌 R&D센터 전경. /이랜드그룹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랜드 마곡 글로벌 R&D센터 전경. /이랜드그룹

[더팩트 | 문은혜 기자] NC, 뉴코아, 2001 등 도심형 아울렛과 킴스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유통사업 부진이 길어지자 인력 전환 배치 등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한때 50개 이상의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며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과 어깨를 견주는 '유통 공룡'으로 군림했던 이랜드리테일이 비상경영에 나서게 된 것은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근무시간을 포함한 인력 재배치에 나섰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 1일 근로시간은 기존 8시간에서 1시간 단축된 7시간 근무로 변경됐다. 이랜드리테일은 교통비와 통근버스를 지원하고 사전 직무교육과 안전교육도 실시해 3개월 근무 후 별도 상담을 통해 개인별 고충을 추가로 케어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리테일의 비상경영 체제 돌입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020년 8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회사 측은 이번 비상경영과 관련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사업에 치중된 이랜드리테일의 포트폴리오가 이번 위기를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전환하면서 치명타를 입은 것이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부터 점포를 잇따라 폐점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대구 동아아울렛, NC백화점 커넬워크점, 2001아울렛 수원점, 뉴코아아울렛 안산점, 모란점 등 주요 거점 매장들이 문을 닫았고 이듬해인 지난 2021년에는 2001아울렛 철산점을 폐점했다.

이어 지난 2023년에는 NC백화점 이천점, 지난해에는 부산의 NC백화점 서면점에서 철수했다. 한때 50개를 웃돌던 이랜드리테일의 점포 수는 올해 기준 43개로 감소했다.

점포 수가 줄면서 실적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이랜드리테일의 매출 규모는 2조원이 넘었지만 이후 △2020년 1조7562억원 △2021년 1조6402억원 △2022년 1조6161억원 △2023년 1조5713억원 △2024년 1조5649억원 등 감소세를 보였다. 동시에 손실도 커졌다. 지난 2020년 22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이랜드리테일은 △2021년 229억원 △2022년 875억원 △2023년 940억원 △2024년 1679억원으로 5년 연속 손실이 이어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경쟁사들은 '체류형 쇼핑몰' 전략을 구사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이랜드리테일 또한 실질적인 고객 유입을 위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위기 돌파를 위해 '잘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오프 프라이스 매장(이월상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매장) 확장해 '도심형 아웃렛'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대량으로 직매입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NC픽스'가 대표적이다. 현재 NC송파점과 NC강서점, 뉴코아팩토리 천호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NC픽스는 전 품목을 50∼8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또한 '수퍼 프라이스 존'을 신설해 최대 90% 할인된 상품까지 판매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핵심 콘텐츠를 전면 배치하고 패션·식음 매장과 연계해 '도심형 아울렛'으로서 경쟁력 극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