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용인=황지향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10년 만에 완전변경한 2세대 AMG GT를 국내에 선보이고, 지난 28일 경기 용인의 AMG 스피드웨이에서 트랙 시승 행사를 열었다. 이날 시승의 핵심은 단연 'AMG GT 55 4MATIC+'였다.
시승에 앞서 행사 오리엔테이션에서 박양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전략기획팀 상무는 "이번 시승은 AMG의 모터스포츠 DNA와 기술력을 서킷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며 "GT 55는 AMG의 정수가 담긴 모델로 주행 성능과 일상성을 모두 갖춘 진화형 퍼포먼스 쿠페"라고 소개했다.
AMG GT는 메르세데스-AMG가 독자 개발한 후륜구동 기반의 고성능 스포츠카 라인업으로 2014년 첫 출시된 1세대 모델(C190)은 AMG 브랜드의 기술력을 집약한 쿠페다.
체험 모델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AMG GT 55 4MATIC+였다. 차량은 메르세데스-AMG의 대표 엔진인 4.0ℓ V8 바이터보(M177)를 탑재해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9초다. 스로틀을 밟는 순간 느껴지는 응답성과 속도 상승 곡선은 AMG 특유의 짜릿함을 극대화시켰다.

시승은 컴포트(Comfort)와 스포츠 플러스(Sport+) 두 가지 주행 모드로 진행됐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비교적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이 인상적이었지만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전환한 뒤에는 차량의 반응이 한층 민감해지고 배기음과 변속 타이밍, 서스펜션 감각 모두 더 스포티한 성격을 드러냈다.
특히 연속 코너 구간에서 차량이 노면을 움켜쥐듯 따라붙는 느낌은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시속 200㎞에 가까운 고속 주행에서도 속도 상승은 거침없었고, 제동은 빠르면서도 매끄럽게 이뤄졌다.
서킷에서 경험한 주행은 단순한 직진 가속만이 아니었다. 코너 진입 시에는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과 능동형 롤 스태빌라이저가 차체의 쏠림을 억제하며 안정감을 유지했고, 고속 코너에서는 4MATIC+ 사륜구동 시스템과 전자식 리어 디퍼렌셜 락이 개입해 회두성과 접지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2세대로 진화한 AMG GT는 단지 트랙에서의 성능뿐 아니라 실사용에서도 변화가 크다. 이전 세대가 2인승 중심이었다면, 신형 GT는 2+2 시트 구성을 채택해 실용성과 공간 활용도를 키웠다. 필요 시 2열을 접으면 트렁크 용량은 최대 675ℓ까지 늘어나 장거리 여행이나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패스트백 쿠페의 성격을 띤다.
외관은 AMG 고유의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긴 보닛과 짧은 오버행, 확장된 휠 아치가 강렬한 비율감을 완성했으며 액티브 에어로 다이내믹 시스템은 고속 주행 시 다운포스를 증대시켜 안정성을 높인다.
실내는 최신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 11.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새롭게 설계된 센터콘솔, 향상된 시트 포지션 등이 조화를 이뤘다. 이전보다 70㎜ 높아진 시트 덕분에 전방 시야도 개선됐으며 디지털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운전자 중심 장비가 적용됐다. 외장 및 내장 컬러는 AMG 마누팍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

GT 55에는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공기역학 기술도 적용됐다. 에어패널이라 불리는 능동형 냉각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따라 공기 흐름을 제어하며 시속 80㎞ 이상에서는 가변 리어 스포일러가 5단계로 각도를 자동 조절해 다운포스를 확보한다. 하부에는 전용 액티브 에어로 프로파일이 장착돼 고속 주행 시 약 40㎜ 하강, 접지력과 조향 반응성을 높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GT 55 외에도 CLE 53 카브리올레, E 53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AMG 모델이 함께 준비돼 있어 참가자들이 각 모델의 특성을 비교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는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오픈톱 특유의 개방감을 갖춘 고성능 컨버터블 모델이다. 449마력의 출력을 바탕으로 4.4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E 53 하이브리드 4MATIC+는 3.0ℓ 직렬 6기통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시스템 총 출력은 585마력에 달한다. 순수 전기 주행 가능 거리도 66㎞에 이르며, 고성능과 효율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AMG 세단이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의 국내 판매가는 2억560만원, 론치 에디션은 2억36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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