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편의점업계가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주요 편의점들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유통 시장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PB상품 수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 27일 미국 하와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기업 'CU Hawaii LLC'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이 방식은 브랜드 사용권과 매장 운영을 현지 파트너사에 위임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대부분 편의점 업계가 해외 진출 시 사용하고 있다.
하와이에는 올해 10월 첫 매장이 열릴 예정이며, 김밥과 간편식 같은 한식 조리 메뉴에 하와이 대표 음식인 포케·로코모코 등을 결합한 메뉴 구성을 준비 중이다. 연세우유 크림빵 같은 국내 인기 PB상품도 함께 선보인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이번 하와이 진출을 통해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유통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편의점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가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며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CU만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무대에서 K편의점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매장이 아닌 제품 수출 방식을 도입했다. 편자사 PB 브랜드 '유어스(YOUUS)'의 인기 상품 10여 종을 일본 할인유통 체인 돈키호테 400여 매장에 진출시켰다. 오징어게임 달고나 쿠키, 넷플릭스 팝콘 등 콘텐츠 협업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GS리테일은 향후 유통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대해 일본 내 인지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편의점 업계는 단기적인 해외 점포 수익보다 장기적으로 브랜드 정착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CU는 지난 2018년부터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 등지에 진출해 현재 680개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GS25는 베트남과 몽골을 중심으로 625개 해외 점포를 만들었다. 사업 초기에는 수익성이 낮지만 일정 점포 수 이상이 확보되면 로열티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도 PB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유통망 강화를 통해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PB 브랜드를 '세븐셀렉트'로 통합하고, 식품 외에도 패션·뷰티로 영역을 넓혔다. 글로벌소싱팀을 통해 일본·대만 등에서 인기 상품을 수입하는 동시에 국내 협력사의 우수 상품 수출도 지원하며 글로벌 교류를 확대 중이다.
편의점업계 해외 확장은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0.4% 줄었으며, 전체 점포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편의점 수출을 통해 내수 부진을 겪는 국내 제조사의 수출 경로도 만들어낼 수 있다. CU는 몽골에 크림빵 23만개, 빼빼로데이 기간에는 PB상품 9만개를 수출했다. GS25 역시 디저트와 간편식 등 K푸드 수출을 확대 중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소형 점포 구조에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다는 편의점의 장점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한류와 K-푸드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지역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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