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필리핀 마닐라=문은혜 기자] 필리핀에서 떠오르고 있는 힙합 듀오 'GY' 멤버들이 한 손에는 소주잔, 다른 손에는 참이슬 병을 들고 외쳤다. "따가이!"(필리핀 현지어로 '건배'라는 뜻)
지난 19일 하이트진로는 주류 시장에 떠오르는 소비층인 필리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페이스북에서 '진로라이브'를 선보였다. 취중 라이브 콘셉트인 '진로라이브'는 하이트진로가 국내에서 10년간 운영해온 대표 콘텐츠 '이슬라이브'를 필리핀 문화에 맞게 현지화한 콘텐츠다.
이 라이브는 한류 열풍과 함께 인기 맛집으로 떠오른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진행됐다. 아티스트와 출연진들이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술자리에서 다양한 게임, 토크,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진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라이브는 단순한 술 예능이 아니라 진로가 필리핀 문화에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콘텐츠"라며 "한식, 소주, 노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MZ 세대를 겨냥한 현지화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에서 출연진들이 외친 '따가이'는 한 잔의 술을 여러 사람이 돌려가며 나눠 마시는 필리핀의 음주 문화다. 이같은 문화는 진로가 현지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건배 문화와 유사한 이 전통은 진로의 정체성인 '함께 마시는 술'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중이다.
술자리 문화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필리핀 내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로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필리핀 현지에 7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 한식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에서는 진로와 함께 식사를 즐기는 현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즐기기 위해 식당을 찾은 랄리(lalli, 29세)씨는 "한국 드라마를 워낙 좋아한다"며 "드라마에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워낙 많이 나와 호기심에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유명 카페, 패션브랜드 등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현지 MZ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필리핀 현지 커피 브랜드 'but first coffee', 'wideye'와 협업해 선보인 소주 기반 음용 레시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진로를 젊고 세련된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필리핀 패션 브랜드 DBTK(Don’t Blame The Kids)와 협업 한정판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대학생 대상 오프라인 행사인 '진로 나이트(Jinro Night)'와 K-콘텐츠 팬 이벤트, 미식 행사 '메가볼(MEGA BALL)' 후원 등 다양한 체험형 마케팅 도 진행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필리핀 소비자의 기호와 문화에 기반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꾸준히 전개해왔다"며 "현지 음식과의 페어링 콘텐츠 개발, K-팝 콘서트 후원, 디지털 마케팅 등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친밀도를 동시에 높이고 대중성과 감성적 연결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