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전 마지막 기회? 커피·초콜릿 등 또 줄인상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5.27 10:55 / 수정: 2025.05.29 10:11
제조원가 상승 이유로 커피, 초콜릿 등 가격 또 인상
새 정부 출범 앞두고 권력 공백기 '막차 인상' 나선 것이란 분석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동서식품 인스턴트 커피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동서식품 인스턴트 커피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식품업계가 새 정부 출범 전 마지막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제조원가 상승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권력 공백기에 가격 통제가 느슨한 틈을 타 막차 인상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커피, 음료, 초콜릿 등 먹거리 가격이 또 한 번 전방위적으로 오른다.

동서식품은 오는 30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리기로 했다. 맥심 모카골드 등 커피믹스 제품과 카누 아메리카노 등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평균 9%, 맥심 티오피와 맥스웰하우스 RTD(Ready To Drink) 등 커피 음료는 평균 4.4% 가격이 인상된다.

동서식품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맥심, 카누 등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린 바 있다. 이후 반 년 만에 또 한 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원두를 비롯한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높아진 환율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며 "특히 전 세계 이상 기후로 인한 커피 생산량 감소로 높은 원재료 가격 수준이 지속돼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컵커피, 두유 등 가격을 평균 8.9% 올린 매일유업은 오는 6월 1일부터 킨더초콜릿, 페레로로쉐 등 초콜릿 제품의 편의점 가격도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킨더초콜릿 맥시'는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 '킨더초콜릿' 4개입은 2000원에서 2400원으로 20% 오른다. '페레로로쉐' 3개입 가격은 3000원에서 3500원으로 16.7%, 5개입은 4700원에서 5300원으로 12.8% 비싸진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코코아, 헤이즐넛,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은 물론 전기요금과 인건비까지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도 커피, 두유 등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원재료값 상승과 고환율, 비용 증가 때문이다. 다만 가격을 올릴 제품이나 구체적인 인상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근 불안정한 물가 상황을 고려해 흰우유, 발효유, 분유 등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말 계엄과 올 초 탄핵국면 속에서 정부의 물가 관리가 느슨해진 틈을 타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른 탓에 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38로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올해 1월(2.2%)과 2월(2.0%), 3월(2.1%)에 이어 넉달 째 2%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1% 뛰면서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식품업체들과 가격 인상 품목, 인상률, 인상시기 등을 조정하고 있지만 협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동서식품의 경우 지난해 11월 커피 제품 가격을 인상했던 점 등을 감안해 인상시기 이연 등을 요청했지만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인건비,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 가중을 이유로 결국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종 비용 상승이 가격을 올리게 된 핵심 원인이긴 하지만 다음 달 새 정부가 들어서면 가격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며 "때문에 현 시점에 가격 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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