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로 변신' SK에코플랜트, 내년 IPO 숙제 풀까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5.22 11:44 / 수정: 2025.05.22 11:44
12월 SK 반도체 소재회사 4곳 자회사로 편입
부채비율 줄고 수익성 개선 전망
환경 자회사 매각 등 재무부담 완화 안간힘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곳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더팩트 DB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곳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준익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건설사에서 반도체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SK그룹은 반도체 소재회사 4개를 편입시키며 사업 재편을 지원하기로 했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한 SK에코플랜트인 만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곳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SK는 SK트리켐(지분율 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 주식 전량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SK가 지분 100%를 가진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SK에코플랜트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한다. 자회사 편입은 오는 12월 완료된다.

이관 절차가 마무리되면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주요 공정에 투입되는 소재 제조사업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반도체 관련 설계·조달·시공(EPC), 지난해 11월 자회사로 편입된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의 반도체 가공·유통 및 산업용 가스 사업과 더불어 반도체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에코플랜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반도체 자회사를 편입시켜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그룹의 AI 관련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계획을 감안하면 향후 반도체 공사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의 실적이 올해부터 온기로 반영되는 가운데 이번 편입대상 4개사의 실적도 추가될 경우 반도체 유관 사업의 매출은 연간 3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자회사 리뉴원, 리뉴어스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사명을 SK건설에서 현재로 변경하며 환경과 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천명했다. 2020년 말 리뉴어스를 인수했고 2022년에는 삼강엠앤티(현 SK오션플랜트), 전자폐기물 재활용 전문기업 테스(현 SK테스)를 가져왔다.

SK에코플랜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반도체 자회사를 편입시켜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진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소재 공정 전경.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반도체 자회사를 편입시켜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진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소재 공정 전경. /SK에코플랜트

환경·에너지 선도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투자과정에서 부채가 늘며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기준 부채는 11조7944억원(부채비율 233%)으로 2020년 5조171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환경·에너지 사업의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리뉴어스와 리뉴원은 각각 305억원, 98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단순 건설사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해 환경·에너지 사업을 키웠지만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건설업도 업황이 악화하면서 힘을 못 쓰고 있다. 올해 정비사업의 경우 수주액은 전혀 없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충하며 IPO를 약속했다. 내년 7월까지 IPO를 이행하지 않으면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결국 SK에코플랜트의 신규 사업 효과나 IPO 등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 지연으로 재무 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지속하자 잇따른 자회사 이관 등 그룹이 지원에 나선 것이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 부담은 여전하다. 지난해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6조7000억원으로 2020년 2조원 대비 4조원 넘게 늘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도 지난해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자회사 편입도 연말께 마무리돼 올해 실적 반영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IPO 목표지만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와 증시 상황을 고려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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