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남양유업, 흑자 전환했지만…'수익성 방어'는 여전히 숙제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5.05.20 15:15 / 수정: 2025.05.20 15:15
지난해·올해 매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
우유·분유 수출, 큰 폭으로 감소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체제로 들어선 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은 감소 중이다. /더팩트 DB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체제로 들어선 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은 감소 중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체제로 들어선 남양유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 전략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와 수출 하락세가 이어지며 완전한 회복 여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유보적인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98억원으로 전년(715억원) 대비 86.3% 줄였다. 당기순이익도 2억5000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7769만원, 당기순이익 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외형 성장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매출은 9528억원으로 전년대비 4.4% 감소했고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21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 줄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저수익 채널 정리, 핵심 브랜드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매출 규모가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매출 감소 배경에는 외식사업 철수와 수출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은 외식 프랜차이즈 부문을 정리하고 아이스크림·커피 브랜드 '백미당'을 별도 법인 '백미당아이앤씨'로 분리했다. 매장 수는 70개에서 55개로 줄였고 브랜드 리브랜딩을 거쳤다.

수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3년간 우유 수출은 지난 2022년 18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5900만원으로 96.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분유 수출액은 395억9000만원에서 211억8000만원으로 46.5% 줄었다. 전체 수출액 역시 783억2000만원에서 577억7000만원으로 26.2% 축소됐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우유· 분유 수출액은 최근 3년동안 감소세다. /더팩트DB
남양유업의 지난해 우유· 분유 수출액은 최근 3년동안 감소세다. /더팩트DB

남양유업 관계자는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전체 외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올해 동남아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분유 라인업 확대, OEM·ODM 기반 음료 수출을 통한 신시장 개척 등 점진적인 수출 회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제품 시장에선 출산율 저하로 분유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은 자사 이유식 브랜드 '아이꼬야' 중심의 제품 다각화와 함께 분유 성분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최근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발맞춰 저당·고단백 제품인 '불가리스 제로', '맛있는우유GT 슈퍼제로', '테이크핏 몬스터'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실적 방어를 위한 가격 인상도 단행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1일부터 초코에몽, 과수원 등 주요 제품의 평균 출고가를 8.9% 인상했다. 초코에몽(190㎖)은 편의점 기준 1400원에서 1600원으로 과수원사과(200㎖)는 16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랐다.

이 가운데 기업 이미지 회복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진행된 홍원식 전 회장과 소송 및 지배구조 분쟁 등 '오너 리스크'가 여전히 회사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남양유업은 지난 3월 새로운 기업 슬로건과 CI를 발표하며 브랜드 핵심 가치를 재정립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 이후, ESG·준법·윤리경영 강화와 함께 소비자 신뢰 회복 및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소각, 액면분할 등 재무구조 개선 외에도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며 기업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매출 회복이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소비자 접점 확대와 제품 혁신이 지속돼야 진정한 정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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