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세계 수준의 K-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K-뷰티, K-POP, K-푸드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K-프로바이오틱스도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주연 hy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 팀장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hy 본사에서 진행된 '프로바이오틱스' 클래스에서 hy가 생각하는 한국형 유산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프로바이오틱스 클래스'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해당 클래스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개념과 역사, 미래와 향후 계획 등을 들을 수 있으며 직접 hy에서 자체 개발한 균주를 활용해 음료를 만들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모든 미생물을 뜻한다. 유산균과 비슷하나 젖산을 생성해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고 산성에 견디지 못하는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은 증식해 건강한 장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프로바이오틱스'는 소장과 대장까지 도달·증식·정착할 수 있어야 하며 성이 없고 비병원성으로 장에서 유용한 효과를 나타내야 한다. 그렇기에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할 수 있지만 프로바이오틱스는 무조건 유산균이라고 할 수 없다.
이철호 hy중앙연구소 유제품팀 팀장은 "지난 2023년 기능성 원료 중 프로바이오틱스 판매액은 약 9000억원으로 홍삼 다음이지만 정확한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드물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팀장은 "기원전 8000년, 와인의 산패가 유산균 발견을 이끌어냈고 이후 와인에서 젖산과 유산 등 '산'을 내는 유산균을 발견하게 된다"며 "'산패'라고 했던 것들, 즉 식품의 변질이 인간의 관점에서 좋은 발효균이 된다"고 설명했다.
hy는 국내에 프로바이오틱스 개념이 알려지기 전인 1970년대부터 유산균을 활용한 식품 연구 개발을 진행했다. 1971년 국내 최초 액상 발효유인 '야쿠르트'를 개발했으며 한 병 65㎖에 200억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넣었다.
창업 초기 일본에서 종균 앰플을 가져왔고 유산균 배양법을 알아내 지난 1995년 한국형 비피더스 유산균 HY8001을 만들어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hy는 '야쿠르트' 외에도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쿠퍼스' '엠프로' '쉼' 등 다양한 유산균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국내 첫 위 건강 이중제형 발효유 '윌 작약'도 선보였다.
이 팀장은 프로바이오틱스의 '꾸준한 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섭취 후 2주 정도면 거의 검출되지 않고 체내에 일시적으로 존재하기에 매일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미생물이라면 '프리바이오틱스'는 미생물의 먹이(식이섬유)다. 그 때문에 두 가지를 같이 먹으면 프로바이오틱스 증식이 높아진다.
최근 '헬시플레저'와 '제로 트렌드'가 인기인 가운데 hy는 대체당을 사용해 '당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hy는 저당 유산균 음료 '케어온 당밸런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당밸런스',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 등을 개발했으며 유산균을 7일간 배양하며 당류를 없애는 발효 공법 LF-7을 적용 중이다.
이날 hy는 무당 발효유 '야쿠르트XO(엑소)'를 설명했다. 이 팀장은 "hy 야쿠르트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제로 발효유"라며 "설탕 등 당류는 물론 지방 함량 역시 제로"라고 말했다.
이후 직접 '야쿠르트XO'를 만드는 시간이 주어졌다. 책상에는 배양액, 시럽, 공병, 1회용 스푼, 계량컵, 스포이드 등이 구비돼 있었다. 먼저 공병에 계량컵을 이용해 시럽을 70㎖씩 3번 넣고 배양액 70㎖를 넣는다. 이후 스포이드를 이용해 향 0.2㎖ 넣고 뚜겅을 닿은 채 흔들면 야쿠르트가 완성된다.
만들면서 야쿠르트 원액인 배양액을 조금 맛보니 오로지 레몬과 같은 신맛만 느껴졌다. '이렇게 맛없고 신 원액이 단 야쿠르트가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완성된 야쿠르트를 맛보니 단맛이 충분히 느껴져 신기했다.
이후 김 팀장은 hy 프로바이오틱스가 가진 목표와 방향성을 설명했다. 그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현재와 미래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hy 프로바이오틱스의 역량은 '최초' '최대' '유입'으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971년 최초로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된 음료 '야쿠르트'를 만들었고 현재 업계에서 가장 큰 균주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hy는 약 5091종의 균주를 갖춘 '균주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다. 또 약 250종의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통해 고기능성 식품,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발굴하고 산업화에 힘쓰고 있다.
hy는 균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 위해 전통시장에서 젓갈, 장, 발효 전통주 등을 수집했다. 상업화되지 않은 날것의 식품에서 균을 분리하기 위해서다. 이 방법으로 전통주에서 분리된 유산균이 '간 건강'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현재 hy는 인체의 대장환경의 생화학적·미생물학적 특성을 모사한 '대장모사시스템'을 통해 사람을 대상으로 불가능한 실시간 분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또 생균인 프로바이오틱스 이외에 사균·균해성분·대사물 등 건강에 유익한 물질인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연구 중이다. 연구 영역 역시 사람을 넘어 반려동물까지 확대했다.
hy가 지향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미래는 '장을 넘어 신체 전체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김 팀장은 "hy의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의 평균 개발 기간은 5~6년"이라며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hy가 유일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형 유산균,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가 세계에서 어떤 사람이 봐도 '한국에서 연구됐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고 인식될 수 있도록 또 'K-프로바이오틱스는 좋다'라는 인식을 줄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