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윤동한 중재에도 한국콜마 남매 갈등 폭발…확전 가능성은?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5.16 10:28 / 수정: 2025.05.16 10:28
윤상현 부회장, 주주이익 강조하며 콜마비앤애에치 대표 교체 시도
윤여원 사장 "실적 반등 흐름 뚜렷, 경영 실패 아냐" 주장
콜마그룹 오너 2세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아래 왼쪽)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아래 오른쪽)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사진 위쪽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더팩트 DB
콜마그룹 오너 2세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아래 왼쪽)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아래 오른쪽)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사진 위쪽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목숨 걸고 이 사안을 해결하겠다."(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콜마그룹 오너 2세인 윤상현 부회장(콜마홀딩스)과 윤여원 사장(콜마비앤에이치)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놓고 갈등을 표출한 가운데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위로 떠오른 남매 간 갈등을 창업주로서 책임지고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교체와 이사회 개편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쉽게 정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여원 사장이 이끄는 콜마비앤에이치 또한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콜마그룹 내 건기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둘러싸고 오너 2세들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동생 윤여원 사장이 지난 2020년부터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도맡고 있다.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그룹의 주력 사업인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에게, 건기식은 윤여원 사장에게 각각 맡기면서 정리된 구도다.

그러나 최근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교체를 시도하면서 남매 간 갈등이 표출됐다.

윤상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콜마홀딩스는 지난 2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접수했다. 임시주총 안건은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이다. 윤여원 대표가 회사를 이끄는 동안 콜마비앤에이치의 기업가치와 실적이 하락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대표이사와 이사진 교체를 시도한 것이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 실적은 매년 하락세였다. 지난 2020년 1092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 246억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익률도 18%에서 4%로 14%p 급락했다. 실적 부진의 여파로 2020년 당시 7만원이 넘었던 콜마비앤에이치 주가가 지난 15일 종가 기준 1만4030원까지 떨어졌다.

콜마홀딩스 측은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을 쇄신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44.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러나 콜마비앤에이치는 지주사의 이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윤여원 대표가 취임한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건기식 특수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최고치를 기록한 시기였고 이후 업황 조정 및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가 이뤄지며 실적이 하락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부터는 실적이 반등 중이라고도 밝혔다. 이날 공시된 2025년 4월 콜마비앤에이치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고 영업이익은 49.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를 기록했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주요 경영 의사 결정이 모두 지주사와 윤상현 부회장의 협의 하에 이뤄졌음에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돌연 과거 실적 부진과 주가하락 리스크 등을 이유로 경영정상화를 언급하며 여동생인 자회사 대표의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남매 간 공방이 격해지자 부친이자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은 지난 15일 그룹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윤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이 저의 가족경영에 대한 철학과 기존에 합의된 경영 승계 구조에 이견을 표한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그룹의 경영안정성과 그룹의 임직원, 소비자 및 주주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창업주로서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이견이 갈등처럼 비춰진 점은 유감스럽지만 이번 사안을 미래를 위한 일시적인 조율의 과정으로 보고 창업주로서 직접 나서 그룹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창업주의 이같은 중재에도 콜마비앤애에치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이번 갈등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콜마홀딩스 측은 이날 "회장님의 말씀은 경영부진을 겪고 있는 윤여원 사장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닌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콜마비앤에이치 참담한 실적 부진속에서 콜마홀딩스는 더 이상 주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마비앤에이치 측 또한 "사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의 부당함을 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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