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2.3조에 인수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5.14 09:13 / 수정: 2025.05.14 09:13
독일 플랙트 인수해 글로벌 공조 시장 진출
노태문 "공조 사업,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약 2조3787억원에 인수한다고 14일 밝혔다. /더팩트 DB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약 2조3787억원에 인수한다고 14일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플랙트)을 인수해 고성장 중인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3787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로, 가혹한 기후 조건에서도 최소한의 에너지로 깨끗하고 쾌적한 공기의 질을 구축하고자 하는 프리미엄 공조 기업이다.

플랙트는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 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 왔다.

특히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 오고 있다.

플랙트의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저탄소·친환경 목표 달성이 중요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 용량, 냉각 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어워즈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플랙트는 데이터센터 외에도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폭넓은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공조 사업은 가정과 다양한 상업, 산업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인류의 삶과 연관된 핵심 산업이다.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플랙트는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플랙트는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특히 공조 사업 중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지난해 610억달러에서 2030년 990억달러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로 공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 경험, 최적의 설계와 솔루션 제시 역량을 갖춰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확장현실(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 플랙트를 전격 인수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서비스, 유지 보수 사업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 공조(덕트리스) 제품으로 공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삼성전자의 기존 판매 채널에 레녹스의 판매 채널을 더해 북미 공조 시장 공략도 강화한 바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 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트레버 영 플랙트 최고경영자(CEO)는 "플랙트가 삼성전자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이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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