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오너 사법 리스크 털어낸 금호석화, 2분기 실적방어 '관건'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5.13 16:06 / 수정: 2025.05.13 16:06
1분기 영업익 1200억원대 기록....전년 동기 대비 53.4%↑
'조카의 난' 종결 수순에 박찬구 회장 승소로 안정적 경영환경 마련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한 1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더팩트 DB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한 1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한 1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그동안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조카의 난'이 사실상 종결된 데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주주들과의 민사소송에서도 이기면서 사법 리스크를 다 털어내 안정적 경영환경을 마련했다. 다만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2분기 실적 방어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206억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4%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 793억원을 크게 웃돈 데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화된 불황으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뤄낸 호실적이다.

합성고무와 특수고무 SSBR, SBS 등 고부가제품의 고수익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합성고무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60억원으로 전년 4분기보다 150% 증가했다. 합성수지는 영업이익 52억원으로 전년 4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춘절을 앞두고 재고 축적 효과 및 미국 관세 인상 전 수출 수요 증가로 수익이 개선됐다. 페놀유도체도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전년 4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기타부문에서도 영업이익 23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기 판매량 확대로 매출액 및 수익이 개선됐다.

2분기부터는 실적이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 따른 구매자들의 관망세와 2분기 정기보수가 요인이다. 특히 실적 성장세를 이끈 합성고무 원료인 BD(부타디엔) 가격이 1개월 만에 23%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66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4.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처들의 부진한 구매와 원재료 가격 하락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을 기반으로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마침 2021년부터 금호석유화학을 매년 괴롭혀온 '조카의 난'이 사실상 종결 수순인 데다 박찬구 회장이 주주들과의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해 안정적 경영환경을 마련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한 1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박철완 전 상무.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한 1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박철완 전 상무.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는 2021년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직접 주주제안했다가 박 회장에게 완패한 뒤 해임됐다. 이후 매년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는데 올해 들어서는 주주제안을 접수하지 않았다. 박 전 상무의 우군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박 전 상무와의 공동보유 계약을 해지했고 박 전 상무의 누나들은 주식을 매도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고법 민사16부가 금호석유화학 주주들이 박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주주들은 박 회장이 2018년 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고 취업제한 통보를 받았음에도 자리를 지키고 200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아왔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2022년 박 회장을 상대로 보수 220억원을 반납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5억원 횡령·배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는 일정 기간 관련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한 특정경제범죄법 14조를 두고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이라고 판단했다. 박 회장이 취업제한의 승인을 받지 않고 취업을 했더라도 취업 자체는 무효가 아니라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아울러 보수를 부정·과다 수령했다는 주장을 놓고도 "원고들의 주장만으로 피고의 보수가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고,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회사의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과 사법 리스크를 씻어내고 마련한 안정적 경영환경을 토대로 사업구조의 고수익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2030년까지 매출 성장률 연평균 6% △2030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향후 3개년 주주환원율 최대 40% 등을 뼈대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외부환경을 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 전략을 정하고 있다"며 "대외상황이 언제 변할지 모르고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2분기부터는 관세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각국과 맺어지는 관세 협의와 그에 따른 파장을 지켜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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