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LIG넥스원이 올해 1분기 국내 양산 사업 증가로 호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방산 공급망 재편 속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영진의 현실과 동떨어진 '비상 경영' 발언 논란 속 임금 협상에서 성과금 갈등을 해소하며 조직 관리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올해 1분기 매출 9076억원, 영업이익 1136억원, 당기순이익 8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 69.6%, 36.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 실적이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대비 14.1% 증가한 22조8830억원이다.
LIG넥스원은 천궁Ⅱ(M-SAM) 2차와 현궁3 2차 양산 사업 등 유도무기(PGM) 분야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4% 증가한 4254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LIG넥스원의 PGM 분야는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차지한다.
지휘통제(C4I)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34.9% 감소한 2239억원을 기록했다. 감시정찰(ISR) 분야는 장보고Ⅲ 소나 체계와 원거리 탐지용 음향센서, 국지방공레이더 양산 사업 등 매출 영향으로 23.2% 증가한 1251억원을 기록했다. 항공·전자(AEW)는 1071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인도네시아 경찰청 통신망 관련 사업이 올해 잡히지 않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는데도, 국내 전 사업에서 매출이 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사실이다. LIG넥스원 1분기 매출 비중은 국내 82.3%, 해외 17.7%다.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전망도 밝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LIG넥스원 천궁Ⅱ는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서 공급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천궁Ⅱ에 이어 L-SAM과 L-SAM-Ⅱ(장거리·고고도 요격 체계) 추가 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L-SAM은 요격 고도 40~60km로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체계다. 중거리 천궁Ⅱ에 이어 장거리와 고고도 요격 체계에 대한 중동 지역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의 호실적은 노사 갈등을 확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동종업계 대비 낮은 성과금으로 내부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최근 경영진의 '비상 경영'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LIG넥스원지회는 사측과의 교섭 전략 부재와 소통 부족을 이유로 지회장을 탄핵하고 최근 새 집행부를 꾸렸다. 노사는 오는 14일 2025 임금 협상 3차 본교섭을 통해 본격적으로 성과 보상을 다룰 전망이다.
신익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비상 경영에 나선다는 메시지를 팀장급 이상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8일 신 사장은 소통 간담회 L-커미티(Committee)에서는 직원들에게 비상 경영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호실적을 거뒀는데도 성과 보상에 인색한 상황에서 비상 경영까지 언급한 점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23일 전 직원에 자사주 10주를 지급한다고 밝히며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큰 효과는 없어 보인다.
업계에서는 찾기 힘든 비상 경영 '기준'이 정립될지도 관심이다. 신 사장 등 경영진의 비상 경영 발언이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 상황에서 노조는 비상 경영 기준 정립을 임금 협상에서 사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159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했으나,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별도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없기에 성과에 비례한 보상 체계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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