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민간 분양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1순위 청약 미달이 발생하면서 지역이나 물량 간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청약을 받은 전국 민간 분양 아파트 43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17곳(39.53%)에 그쳤다. 전체 단지 중 60% 이상이 1순위 분양에서 물량을 채우지 못한 결과다. 2순위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한 곳도 21곳에 달했다.
서울과 일부 공공택지 아파트나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에서 100대 1이 넘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나온 것도 대조적이다. 지난 2월 1순위 청약에서 151.6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래미안 원페를라'가 대표적이다.
청약 미달과 양극화는 우선 분양 물량 감소로 인한 지방 미분양 증가세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4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거쳐 청약을 받은 민영 분양 아파트 단지는 총 43곳으로 총 1만8020가구가 일반분양됐다. 공공과 임대를 합하면 분양물량이 총 2만7658가구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만가구가량 적은 수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설업계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분양 감소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이달 부산 동래구 온천동과 부산진구 부전동에 각각 공급할 예정이던 '쌍용 더 플래티넘'의 분양 일정을 6월 이후로 연기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경기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재건축 사업인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의 분양 일정을 미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깜깜이 분양이 아니라면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선거 기간에는 분양 홍보가 쉽지 않고, 청약받기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5월 분양 예정 물량 중 다수는 6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