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글로벌 조선 시장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둔 조선 '빅3'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 현장에서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에 인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10년간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이 30명 규모에 그쳐 미래 전략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이하 노협)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에서 정년 연장과 함께 현장직 신입사원 채용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협 특별위원회를 통해 최종 임단협 안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생산직 신입사원을 2015년 17명을 채용한 뒤 2024년까지 뽑지 않았다. 2024년에서야 15명을 뽑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한 자릿수 규모 특별채용이 있기는 했으나, 신입사원 채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사무·생산 직원 수는 각 업체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다. 지난해 국내 조선 5개 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합산 인력은 4만2766명이다. 전년 대비 3542명(약 9%)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최근 3년간 직원 수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화오션 증가율이 가장 높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직원 수는 1만202명으로 2022년 대비 18%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은 15%, HD현대중공업은 14% 늘었다.
HD현대그룹이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조직을 정비하고,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그룹에 편입됨에 따라 재탄생하면서 규모가 늘어났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조직 정비에 인색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HD현대는 불황기를 겪었으나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HD현대는 지난 3년간 연간 70~80명 수준으로 생산직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HD현대는 올해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공개채용을 통해 160명의 생산기술직을 뽑는다.

한화오션은 2023년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뒤 2023년과 2024년 각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오션은 올해도 미국 조선산업 재건 전략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사무직 채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에 대해 사측이 인색하다고 주장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만112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직원은 9763명으로, 비생산직 분야 신입사원과 외국인 노동자 채용이 이뤄졌다.
외국인 노동자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기는 하지만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이 부족하다는 것은 향후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노협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는 지난해 말 기준 1380명으로 파악됐다. 올해 300~400명을 추가 채용했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삼성중공업 사업장 소재지 경남 거제시장으로 당선된 변광용 시장은 후보 시절 "내국인 현장 신규 채용이 저조하다. 외국인 노동자 채용은 3년간 7200명으로 6배나 급증했다"며 "기업은 지역사회 일원으로 별개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삼성중공업 노협 관계자는 "신입사원 채용을 지속해 요구했으나 경영 여건에 따라 채용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현장 곳곳에는 인원이 부족한 상황으로 과마다 보면 막내가 거의 40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산업 불황기를 겪으면서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호황기를 맞으면서 올해부터 채용 진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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