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號 농협금융, 비은행 부진에 은행 홀로 힘겨운 방어…혁신안 있나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5.08 00:00 / 수정: 2025.05.08 00:00
비은행 자회사 순이익 비중 28.8%…11% 줄어
농협銀 비상경영 돌입
비은행 잠재력 극대화할 혁신안 내놓을지 관심
오는 13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위)이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팩트 DB·NH농협금융
오는 13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위)이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팩트 DB·NH농협금융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첫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10%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과 보험, 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뒷걸음질 치면서 은행 홀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 이 회장이 취임 이후 언급해 왔던 비은행 잠재력을 극대화할 혁신안을 내놓지도 관심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3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을 고려하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은행 외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비은행 강화가 절실하다는 분석도 있다.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7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KB금융(1조6973억원)과 신한금융(1조4883억원), 하나금융(1조1277억원)에 이은 4위다. 농협금융은 2020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빅4 금융그룹 자리에 올라섰다.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비용에 발목 잡힌 우리금융을 따돌렸다.

다만, 영업이익과 이자이익은 줄어들었다. 농협금융의 1분기 영업이익은 88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했다.

농협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642억원으로 6% 줄었다. NIM(순이자마진)도 카드 포함 1.75%로 직전 분기 대비 0.13%포인트 떨어졌다.

비이자이익이 그나마 이를 방어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3%(925억원) 증가한 5971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했다. 그룹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72%로 전년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69.16%로 35.5%포인트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31.5% 증가한 5544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하며 농협금융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농협은행 역시 이자이익 악화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1분기 이자이익은 1조84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 줄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1655억원으로 늘어났다.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은 뼈아프다. NH투자증권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은 각각 7.7%와 17%, 61.8% 줄어든 2082억원, 651억원, 204억원의 순익을 냈다. 농협캐피탈도 15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에 올해 1분기 기준 비은행 자회사 순이익 비중은 28.8%로, 전년 대비 10.9% 하락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1분기 실적 관련 "시장상황 악화에 따라 유가증권 손익이 감소한 반면, 은행과 증권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방카·전자금융·투자금융 관련 수수료이익 성장에 힘입어 비이자이익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은 올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농협금융지주

이처럼 증권과 보험, 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농협금융은 비은행 강화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1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KB금융은 은행을 제외한 증권, 손해보험, 카드, 라이프생명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 전체의 42%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호전된 실적 시현에도 불구, 은행의 이자이익 및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 감소라는 향후 개선 과제도 드러났다"며 "은행의 큰 순이익 비중에 기댄 금융그룹인 만큼 건전성 관리와 함께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통한 이자이익 개선이 필요하며 불확실성이 점차 제거됨에 따라 계열사 순이익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촌지원사업비 역시 실적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 1분기 기준 농협금융은 농촌지원사업비로 1625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97억원 정도 규모를 키웠다.

이에 업계에선 이 회장이 취임 이후 언급해왔던 비은행 잠재력을 극대화할 혁신안을 내놓지도 관심이다.

농협금융은 올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부동산PF 시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금리, 무역 갈등 등 곳곳에 위험요소가 있어 안정적인 경영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전념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이자 수익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어 계열사별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혁신안을 수립해 지속 가능한 손익 기반을 마련해 가자"고 강조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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