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부터 비자까지…편의점 '외국인 잡기' 사활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5.07 09:53 / 수정: 2025.05.07 09:53
1분기 외국인 결제액 최대 55%↑, 특화 서비스 개발
편의점업계, 13년 만에 분기 매출 감소…돌파구 모색
서울 마포구 CU 편의점 홍대상상마당점에서 외국인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서울 마포구 CU 편의점 홍대상상마당점에서 외국인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편의점업계가 13년 만에 분기 매출 감소를 겪은 가운데 관광객과 국내 체류 외국인을 겨냥한 특화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 '3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0.4% 감소했다. 편의점업계의 분기 매출액 규모가 1년 새 줄어든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편의점을 찾은 외국인 고객의 결제액은 최대 5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관광객 유입 증가에 더해 개별 여행객 중심 소비 패턴 확산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CU의 올 1분기 외국인 고객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9% 늘었고 GS25는 50.7%, 세븐일레븐은 40% 뛴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7% 늘어난 387만명을 기록했다.

편의점업계는 외국인 고객을 공략해 부진한 내수 시장을 극복하려 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환전, 비자 대행, 선불카드 발급 등 외국인이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을 도입했다. 편의점이 관광지 중심 'K-소비'의 시작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대표적인 관광지 매장인 CU 홍대상상점의 외국인 매출액 비중은 80%에 달한다.

BGF리테일 CU는 이달 들어 외국인 비자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국인 전문 행정사 플랫폼 '케이비자'와 협업해 서울 대림·홍대·이태원·동대문 등 50개 매장에서 비자 연장·변경을 지원한다. 연내 100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38개 언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통역 서비스를 도입해 명동, 인천공항 등 직영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에 모국어로 말하면 점원의 PDA에 번역된 문장이 실시간 표시되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은 GS25에 24시간 외화 환전과 선불카드 충전이 가능한 '더즌 키오스크'를 도입해 관광객 중심 점포로 확대하고 있다. 외부 설치도 가능한 장비로 15개국 통화를 환전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위챗페이와 협업해 할인 쿠폰 등 결제 혜택도 제공한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GS25의 환전 서비스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18배, 사후면세제도(택스리펀드) 이용률은 935%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동대문에 한국 패션·음식 복합 매장 '동대문던던점'을 열었다. 인기 가수들의 앨범과 미공개 포토카드 패키지 등 K-팝 콘텐츠를 결합하고 즉석라면 조리기, 한국 간식존 등 체험 서비스를 마련한 점포다. 세븐일레븐 측은 "외국인 MZ세대 수요를 겨냥한 점포로 향후 글로벌 점포 전략 수립을 위한 테스트베드로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기존 외화 환전과 택스리펀드에 더해 디지털ATM 기반 선불카드(DTK카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15개국 외화로 충전 가능하며, 자동 환전과 교통카드 기능을 갖췄다. 현재 3개 관광지 점포에서 운영 중이며 연내 10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관광에서 벗어난 개인 여행객들이 SNS에서 화제가 된 제품이나 K-팝 관련 굿즈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들이 편의점을 주로 찾는다"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편의점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진다면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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