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힘 주는 귀뚜라미…아쉬운 '수익성' 극복할까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5.07 00:00 / 수정: 2025.05.07 00:00
난방업 수출 중요도↑…해외매출 비중 50% 목표 제시
해외법인 수익성 부진, 장기 투자에 걸림돌 가능성
귀뚜라미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키우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수익성 부진이 지속된다면 중장기 전략에 /우지수 기자
귀뚜라미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키우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수익성 부진이 지속된다면 중장기 전략에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귀뚜라미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다만 매출액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귀뚜라미그룹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2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약 20%로, 지난 2020년 10%에서 두 배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 비중 70%보다는 적다. 해외 매출액 규모는 귀뚜라미가 2500억원, 경동나비엔이 9400억원 수준이다.

귀뚜라미는 김학수 대표가 수출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우전자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미국, 중국 법인에서 근무했고 이후 경동나비엔 북미법인장을 지낸 해외사업 전문가다. 김 대표가 귀뚜라미에 합류해 해외 사업을 담당한 이후 회사는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해외 매출 성장률 25%를 기록했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맞춤형 보일러 판매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그리스에서는 기름보일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OEM 방식을 통해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23년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직후 미국, 중국, 남미 등 주요 해외시장 추가 확장을 지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귀뚜라미는 김학수 대표이사 체제에서 해외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귀뚜라미가 러시아에서 열린 건축 장비·자재 박람회 당신의 집에서 운영한 홍보 부스 모습 /귀뚜라미 러시아
귀뚜라미는 김학수 대표이사 체제에서 해외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귀뚜라미가 러시아에서 열린 건축 장비·자재 박람회 '당신의 집'에서 운영한 홍보 부스 모습 /귀뚜라미 러시아

다만 이 같이 적극적인 해외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력 난방 계열사 귀뚜라미는 지난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3억1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 행보다. 냉동공조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신성엔지니어링 역시 순이익이 전년 대비 89% 감소한 6억7000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귀뚜라미범양냉방 베트남 법인은 약 3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최근 보일러 사업에 비해 신사업에 힘을 더 주고 있는 귀뚜라미그룹 입장에서는 계열사의 해외 수익성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

해외 수익성 확보는 귀뚜라미에게 중요한 과제다. 해외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점유율이 높고 장기 투자가 필요한 특성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매출 확대 전략 자체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신규 시장 개척과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와 서비스망 구축이 필수이지만 수익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는 공격적인 확장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 관계자는 "해외사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며 최근 러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올해는 해외 매출액과 함께 수익성 성장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귀뚜라미가 제시한 '해외 매출 50% 달성' 목표에 대해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한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매출 목표 달성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며 "귀뚜라미는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해외 인지도가 낮은 편으로, 이를 끌어올리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보일러 시장은 연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311억달러(약 45조원)에서 오는 2033년에는 531억달러(약 76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의 가스보일러와 온수기 수출액도 최근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기회를 넓히는 중이다.

난방업계에서는 해외시장 공략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건설업 침체, 저출산 등으로 성장성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한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내수 난방시장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이제는 해외시장이 답인 상황"이라며 "멀리 보고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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