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넘은 이환주 국민은행장, ELS 악재 딛고 '리딩뱅크' 되찾을까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4.25 11:00 / 수정: 2025.04.25 11:00
지난 11일 취임 100일 맞아…'고객 신뢰'의 재정의, 재설계 노력
'최초'라는 수식어로 출발…빼앗긴 리딩뱅크 탈환할지 관심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어느덧 취임 100일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빼앗긴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KB국민은행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어느덧 취임 100일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빼앗긴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KB국민은행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어느덧 취임 100일을 넘어섰다. 이 행장은 취임 당시 KB의 저력과 'No.1 DNA'를 믿고 꿈과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동행을 함께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 계열사 대표가 은행장에 오른 첫 사례인 그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출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한 대규모 손실 사태 영향으로 순익이 뒷걸음질친 가운데 올해는 빼앗긴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이환주 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올해 1월 2일 공식 취임한 이 행장은 지주·은행·비은행을 두루 거친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 행장은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KB생명보험 대표,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를 지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안정적으로 이끈 뒤 실적을 개선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이는 KB금융 계열사 대표가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다.

KB금융은 이 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추천할 당시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행장이 강조한 전략은 '재정의(Re-Define)'와 '재설계(Re-Design)'다. 국민은행 사업을 본질적으로 재조명하고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가장 강조한 것은 '고객 신뢰'의 재정의, 재설계다.

이 행장은 "위기라는 단어를 접할 때마다 위태로움보다는 기회의 영역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며 "KB의 저력과 'No.1 DNA'를 믿고 KB국민은행의 꿈과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동행’을 함께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고객 신뢰'의 재정의, 재설계에 발맞춰 감사 조직 재편과 함께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이 행장은 내부 고발 시스템 '휘슬블로어' 문화를 강조하며 고위험 업무에 대한 점검과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를 병행 중이다. 또 준법감시인 산하에는 'KB책무관리실'과 상시감시 조직을 신설했고 전국 13개 지역그룹에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임직원 평가에도 내부통제 지표를 반영하며 현장 중심의 통제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을 통한 새로운 고객군 확보도 눈에 띈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금융사가 플랫폼 내에 금융기능을 탑재,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달에는 스타벅스와 협력해 '스타벅스 통장'을 출시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와 함께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을 출시했으며 빗썸과 협업해 가상화폐 거래소의 원화 입출금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협업을 통한 고객 유입 증가와 비이자이익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테일금융에서의 강점과 임베디드 금융을 통한 새로운 고객군 확보해 타행 대비 저원가성 확보에 있어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 자산관리 부문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기존의 연금 전문 센터인 골든라이프센터를 개편하고 요양, 상속 등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행장이 과거 계열사 KB라이프생명 대표 시절 요양 시장에 선제 진출한 경험을 녹여 낼 예정이다. 현재 시니어 비즈니스 재정립을 위해 은행 WM추진부 주관으로 KB손해보험, KB라이프 등 계열사가 참여한 TFT를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리딩뱅크에 등극했으나 이후 왕좌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선영 기자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리딩뱅크에 등극했으나 이후 왕좌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선영 기자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은 호실적을 써냈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2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3.5%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충당부채로 반영한 ELS 손실보상 리스크를 덜어낸 영향이다.

유가증권 관련 실적도 회복하며 전년 동기 대비 6369억원이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은 2조596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89% 증가했다. NIM(순이자마진)은 1.76%로 같은 기간 0.0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다소 악화됐다. 3월말 기준 연체율은 0.35%,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0%로 전년말 대비 각각 0.06%포인트, 0.08%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빼앗긴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활약으로 2년째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지난 3년간 리딩뱅크 지위를 다른 은행에 넘겨줬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리딩뱅크에 등극했으나 이후 왕좌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3조251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신한은행(3조6954억원)과 하나은행(3조3564억원)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이 행장은 비이자이익 부문에서의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 행장은 올해 1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예대마진 중심의 전통적 은행 영업모델에서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리딩 영역을 지속 확장해야 한다"며 "기업금융 중심으로 자산관리, 기업투자금융, 자본시장 부문의 질적·양적 성장을 추구해 비이자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방어 전략과 관련해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도 나서고 있다"며 "금리 인하시기에 접어들면서 NIM 하락으로 인한 은행 수익성 정체가 예상됐으나 올해 1분기 저원가성 예금 유입을 통해 NIM이 직전 분기 대비 확대되는 등 전행적인 수익성 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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