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교보생명이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저축은행과 손해보험사, 캐피탈사 인수를 통해 포석을 마련한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3000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내용의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SBI저축은행은 모회사인 일본 SBI홀딩스가 지분 100%를 쥔 단일 최대주주로, 교보생명이 30% 지분을 인수하면 SBI홀딩스에 이은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특히, 교보생명은 '우선매수권' 조항을 부여해 향후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여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지분 투자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계열사 포트폴리오 마련을 위해 포석을 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외에 손해보험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의 계열사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업권에서 교보생명과 SBI홀딩스 인연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7년 당시 SBI그룹이 교보생명 지분 4.9%를 매입하고 2년 뒤인 2009년 외국계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2019년에는 교보생명과 SBI그룹 계열사인 SBI홀딩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엔 SBI홀딩스가 교보생명 보유지분을 현재 9.05%에서 20% 이상으로 매입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거래가 예정대로 성사될 경우 SBI홀딩스는 신창재 회장(36.37%)에 이어 교보생명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또 신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은 교보라이프플래닛으로 입사하기 전 SBI금융그룹 계열사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 등에서 근무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업 진출을 검토해온 것은 맞지만, SBI 저축은행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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