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DN솔루션즈가 고평가 논란과 높은 구주매출 비중을 딛고 흥행해 차가운 IPO 시장을 녹일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이달 2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6만5000~8만9700원으로 공모 규모는 1조1399억~1조5731억원이다. 공모가가 상단으로 확정될 경우 LG CNS 공모 규모(1조1994억원)를 뛰어넘는다.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은 4조1039억~5조6634억원이다.
DN솔루션즈는 이달 30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 달 7~8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미래에셋·삼성·UBS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DN솔루션즈는 1976년 출범한 대우중공업 공작기계 사업부를 모태로 한다. 2016년 MBK파트너스가 1조3000억원을 베팅하면서 MBK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됐고, 2022년 DN그룹이 MBK파트너스로부터 인수해 두산공작기계에서 DN솔루션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DN솔루션즈는 매출액 기준 국내 1위·글로벌 3위 공작기계 제조사다.
DN솔루션즈가 '5조 대어'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고평가 우려와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흥행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N솔루션즈는 지난해 프리IPO를 진행했을 당시 밸류에이션을 2조600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이때와 비교해 DN솔루션즈의 실적은 감소했다. DN솔루션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12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104억원, 299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0.46%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9%, 6.6% 줄어들었다. 몸값은 2배 이상 뛰었는데 외형 성장은 정체된 점이 IPO 흥행에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피어그룹의 주가가 하락세인 점도 고평가 우려를 부추긴다. DN솔루션즈는 피어그룹으로 DMG모리, 오쿠마, 화낙, LS일렉트릭 등 4곳을 선정했다. 특히 평균 PER을 끌어올렸던 화낙과 LS일렉트릭의 주가는 많이 내린 상황이다.
여기에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은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DN솔루션즈가 이번에 공모하는 총 공모 주식 수 1753만7000주 가운데 신주 모집은 757만6594주(43.2%)이며, 구주 매출은 966만406주(56.8%)다. 구주 매출은 DN오토모티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들고 있는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것이다. 통상 구주 매출은 공모 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유입돼 투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DN솔루션즈는 할인율을 높게 책정해 공모가를 낮췄다는 입장이다. DN솔루션즈는 할인율 29.1~48.6%를 적용했다.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평가액 대비 할인율은 21.9~36.1%다.
이 가운데 얼어붙었던 IPO 시장이 좀처럼 녹지 않고 있어 DN솔루션즈가 온기를 불어넣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새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 중 3분의 1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데이원컴퍼니(-40%), 아이지넷(-37.79%), 와이즈넛(-36.47%), 미트박스(-25.26%) 등이 증시 입성 첫날 공모가보다 크게 내렸다. 또한 IPO 시장이 활황이었을 때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기업들이 나오기도 했던 반면, 올해 1분기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초과를 이룬 곳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