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친환경 행보 주목…지구 챙기는 '그린슈머' 공략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4.24 09:20 / 수정: 2025.04.24 09:20
소비자 참여 캠페인, 저탄소 포장재 개발 박차
브랜드 신뢰도 높인다…장기적 충성고객 확보
유통업계가 친환경 경영을 중시하는 소비자 그린슈머의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소비자 참여 캠페인, 자체 친환경 소재 개발 등 탄소감축 정책을 늘리고 있다. /더팩트 DB
유통업계가 친환경 경영을 중시하는 소비자 '그린슈머'의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소비자 참여 캠페인, 자체 친환경 소재 개발 등 탄소감축 정책을 늘리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유통업계가 환경 보호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를 뜻하는 '그린슈머'를 겨냥해 친환경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 기업들은 친환경 감수성이 높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친환경 캠페인과 감축 성과를 앞세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기업의 친환경 정책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시도가 늘었다. 브랜드의 친환경 신뢰도를 쌓아 그린슈머들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구의 날을 맞아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기능을 활용한 친환경 캠페인을 오는 28일까지 펼치고 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일회용 식기를 받지 않은 고객을 추첨해 할인 쿠폰을 준다. 이 기능은 배민 주문 시 일회용 식기 제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약 6만9000톤 탄소를 감축했다고 우아한형제들 측은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알루미늄 캔의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캔크러시 챌린지'를 전개하고 있다. 참여자가 캔을 밟아 찌그러뜨린 뒤 인증 영상을 업로드하면 참여 수에 따라 기부금이 적립되는 구조다. 자원 재활용률은 높지만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이 낮다는 점에 주목해 소비자 참여을 유도하고 있다.

샘표는 '지구를 위한 집밥' 캠페인을 통해 채식 중심 요리를 제안하고 있다. 자사 플랫폼 '새미네부엌'을 통해 100여 종의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으며 참여자 후기 인증을 통해 친환경 식단의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집밥을 먹으면서 배달음식에 사용되는 플라스틱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장용철 충남대학교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배달 음식 1인분에는 평균 7.39개의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된다.

식품업계에서는 자사 제품에 사용하는 포장재를 환경 친화적으로 바꾸는 행보가 주목된다. 소재 대체로 환경을 챙길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까지 고려한 전략이다. 탄소감축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재활용이 편리한 포장재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포장재 개선은 고객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동원F&B는 플라스틱 필름에 질소를 분사해 연포장을 경량화한 '미세발포필름'으로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소재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10% 이상 줄일 수 있으면서도 완충력과 보냉 효과를 향상시켰다는 특징이 있다. 동원F&B는 딤섬 제품에 미세발포필름 소재를 적용했고 향후 냉동식품 전반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제지 전문기업 무림과 함께 개발한 '천연 펄프 흡수패드'로 동원F&B와 같은 상을 받았다. 수산물·육류 등의 신선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 흡수패드를 천연 펄프로 대체한 소재다. 수분 흡수력과 내구성을 확보하면서도 폐기 후 자연 분해가 가능해 환경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현재 일부 제품 포장에 천연 펄프 패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동서식품은 기존 포장지에서 잉크를 제거하는 식으로 사용하는 자원을 줄이고 있다. '맥심' 커피믹스 스틱 포장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에 사용되는 잉크와 유기용제 사용량을 각각 연간 9.8톤, 3.2톤 줄였다. 해당 포장재는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고 지속가능 포장 확대 흐름에 맞춰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친환경 활동의 '사실 여부'보다 고객이 이를 얼마나 체감할 수 있는지가 소비자들의 평가 기준이 됐다"며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과 기술 중심의 탄소 감축이 공존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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