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2%로 집계돼 3분기 만에 '역성장 쇼크'를 기록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 우려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GDP는 전기대비 0.2% 감소해 지난 2022년 4분기(-0.5%)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GDP성장률은 2022년 4분기 -0.5%를 기록해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지난해 1분기까지 플러스를 이어갔다. 그러다 2분기(-0.2%) 역성장을 기록한 후 3분기와 4분기 각각 0.1%씩 성장하는데 그쳤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4분기 연속 0.1% 이하를 기록한 것은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시기에도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0.2%)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당시 한은은 2분기 0.8% 성장하고,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0.6%, 0.5%씩 성장해 올해 연간 성장률로 1.5%를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1.1% 감소했고, 수입은 에너지류(원유, 천연가스 등)를 중심으로 2.0% 줄었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와 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0.1% 낮아졌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어 0.1%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가 줄어 2.1% 감소했다.
성장률에 대한 민간 기여도는 -0.3%포인트로 전분기(+0.2%포인트)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정부 기여도는 -0.1%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높아졌다. 항목별로 순수출 기여도는 0.3%포인트로 같았다. 내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에서 -0.6%포인트로 떨어졌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기여도는 각각 0.1%포인트에서 0.0%포인트로 내렸다. 건설투자 기여도는 -0.6%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바뀌었다. 설비투자는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낮아졌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0%포인트로 전분기와 같았다.
경제활동별로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3.2% 증가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7.9% 늘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5%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었으나, 운수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며 전분기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4% 감소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2%)보다 낮았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실질 국내총생산에 교역 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익을 감안한 것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같은 우리나라 경제의 부진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와 미국의 관세정책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 17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뒤 배포한 '경제 상황 평가'에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미국 관세정책 우려에 따른 3월 중 경제 심리 위축 △역대 최대 산불 피해 △일부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 △고성능 반도체(HBM) 수요 이연 등을 이유로 들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