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소버린 AI, 선택 아닌 필수"
  • 조소현 기자
  • 입력: 2025.04.23 15:47 / 수정: 2025.04.23 15:47
23일 테크밋업 행사 개최…하이퍼클로바X 경량 모델 공개
김유원 대표 "외산 붙여 만든 AI, 소버린이라고 할 수 없어"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23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점에서 열린 테크밋업 행사에서 소버린 AI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23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점에서 열린 테크밋업 행사에서 소버린 AI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버전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소버린 AI'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AI가 보안과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외부 의존 없는 기술 자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판단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23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점에서 열린 테크밋업 행사에서 "AI는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가 됐다"며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스스로 AI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심 인프라가 된 기술이 외부 의지에 따라 꺼지거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보안과 안보 차원에서도 소버린 AI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소버린 AI는 외부 의존 없이 자국 내에서 AI를 개발·운영할 수 있는 주권적 역량을 뜻한다. 김 대표는 소버린 AI란 단지 특정 언어나 문화에 특화된 모델을 하나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지속적인 개선과 운영이 가능한 기술적·사업적 기반을 확보해야 실현 가능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플랫폼, 슈퍼컴퓨팅 인프라, AI 모델링 역량 등 우리가 갖춘 기술 인프라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수준"이라며 "네이버는 춘천과 세종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 능력, 하이퍼클로바X 개발 경험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만으로 소버린 AI가 완성되는 건 아니다"라며 "AI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국가나 사회에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도 함께 검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AI가 더 이상 단순한 R&D나 금융 투자 대상이 아닌, 국가나 사회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기술로 자리 잡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기반과 함께 사업적 정당성까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AI 기술의 실효성을 입증하려면 AI가 현실의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AI의 실질적 사회 기여 가능성을 보여준 구체적인 사례로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케어콜' 서비스 △한국수력원자력 내 폐쇄망 특화 모델 운영 △중앙은행과의 데이터 보안 환경 내 AI 협업 등을 제시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 3종(△HyperCLOVA X SEED 3B △SEED 1.5B △SEED 0.5B)을 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가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 3종(△HyperCLOVA X SEED 3B △SEED 1.5B △SEED 0.5B)을 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이날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 3종(△HyperCLOVA X SEED 3B △SEED 1.5B △SEED 0.5B)을 공개하며, 누구나 내려받아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중 상업용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SEED 3B 모델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정보를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시각언어모델로, 도표 이해, 개체 인식, 사진 묘사 등 다양한 멀티모달 기능을 갖췄다. 상품 페이지의 정보를 인식해 광고 문구를 제안하거나, 사진 및 영상 콘텐츠와 연계해 국내 여행지 정보를 안내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더 빠른 처리 속도와 낮은 운영 비용이 강점인 초경량 모델 SEED 1.5B와 SEED 0.5B 역시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르면 다음 달 하이퍼클로바X 플래그십 기반의 추론 모델도 공개할 예정이다. 수학·프로그래밍은 물론, 시각·음성 이해, 웹 검색, API 호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이 고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김 대표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CSAP '상' 등급까지 인증 확대를 요구하는 데 대해 "민간 시장은 이미 다 열려 있고, 보안과 안보는 국가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외산 기업이 기준에 맞춰야지, 기준을 낮추라고 요구하는 건 도를 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소버린 AI'를 개발 중인 데 대해선 "외산을 들여와 (우리) 상표만 붙인다고 해서 소버린 AI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대통령 지시에 따라 AI나 클라우드가 중단될 수 있다면 그것은 소버린 AI라고 부를 수 없다.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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