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국회가 세종 이전한다면…서울 집값 좀 내릴까요?"
  • 공미나 기자
  • 입력: 2025.04.23 00:00 / 수정: 2025.04.23 00:00
6·3 대선 앞두고 행정수도 이전 이슈 재점화
전문가 "서울 인프라 집중 여전…집값 하락 기대 어려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향후 서울 집값이 하락할까라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DB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향후 서울 집값이 하락할까'라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세종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각 당에서는 앞다퉈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등 주요 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세종 이전'이 초당적 과제로 떠오르며 그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세종 지역 부동산은 벌써 들썩이는 모앙새다. 한국부동산원 4월 둘째 주(1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집값은 전주 0.07% 하락에서 0.11%포인트 오른 0.04%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9월 넷째 주 보합(0.00%)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상승은 지난 2023년 11월 둘째 주(0.10%)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세종 집값이 반등한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세종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면 서울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냐"는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은 전체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게 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구 과밀화가 일부 해소되며 수도권 집값이 안정화에 접어들 것"이라고 이라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 집값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자리를 비롯해 각종 도시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서울과 주변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가더라도 여전히 주요 기업 일자리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있어서 서울 집값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국무총리실도 세종에 있지만 서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것처럼 대통령실 역시 옮겨가더라도 서울에서 일정 기능이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세종은 50만 인구가 목표고 서울은 1000만 인구의 도시"라며 "문화 시설, 학교 등 도시 기반이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몰려있다"고 짚었다.

양지영 신한은행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일부 정부 부처가 세종으로 내려간다면 서울의 수요가 서울은 서울대로 세종은 세종대로 공생하며 함께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금천구 공인중개사 A씨는 "국회와 대통령실 때문에 수도권 집값이 비쌌던 게 아니다"라며 "국가 주요 기관이 서울을 떠나더라도 여전히 서울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망했다.

대통령실과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더라도 세종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팩트 DB
대통령실과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더라도 세종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팩트 DB

세종 집값을 바라보는 시선은 보수적이다. 세종은 부동산 상승기와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맞물렸던 2020년 한 해에만 집값이 40% 넘게 급등했다가 폭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대통령 집무실이나 국회가 이동하더라도 대규모 일자리를 수반하지 않는 이상 해당 지역이 갑자기 융성해지거나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기관들이 옮겨간다면 해당 지역 상황이 이전보다는 나아지겠지만 당장 드라마틱한 집값 상승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양 수석은 "세종 집값이 지금 움직이는 건 국회와 대통령실 이전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진 영향"이라며 "세종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건 정주 수요가 안정화되지 않아서다. 장기적으로 정주 여건이 좋아지고 정착 인구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mnm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