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최태원 회장 "성장하려면 '룰 세터'로 전환해야"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4.22 14:39 / 수정: 2025.04.22 14:39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서 기조연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룰 테이커(규칙을 따라가는 나라)에서 룰 세터(규칙을 만드는 나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최근 한국경제의 도전 과제와 대응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공급망 분절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 글로벌 질서 변화에 주목하며 당장의 해법보다 유리천장을 깨는 수준의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 회장은 경제 연합, 내수 확대, 수출 방식 전환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출 중심 성장 모델이 큰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한국경제와 비슷한 파트너를 찾아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씨름 선수로서 수영 시합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간 WTO 체제에선 상품을 잘 만들면 잘 팔 수 있었지만, 보호무역주의 체제에선 각자가 룰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스탠더스를 쫓아갈 방법이 없다. 계속 바뀌는 룰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졌기에 생존을 위해선 누군가와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청정수소, 액화천연가스(LNG), 반도체 제조·소부장 등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한일 협력은 '한다, 만다'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선택지 중 하나"라며 "EU처럼 다른 나라와 함께 경제 규모를 키우면, 우리도 룰을 강요받지 않고 우리가 룰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급두뇌 유치를 통한 내수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고급인재들이 국내에 유입되면 소비와 세입이 증가해 경제 성장은 물론,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국경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소프트머니 창출에도 힘을 쏟자고 요청했다. 전략적 해외 투자를 늘리고, 지식재산권 수출을 늘리자는 것이다.

이날 최 회장은 구체적 실행 방법론도 제시했다. '메가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규제를 해당 지역에서만 풀고, AI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을 촉구했다. '메가 샌드박스' 지역에서의 학업이 곧 일자리인 스페셜 존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그는 "사회가 반드시 변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어서 여러 제안을 한다"며 "미래에 국회와 이런 논의를 조금 더 자세하게 하길 바란다. 제도적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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