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GS리테일이 3000억원을 투자한 요기요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배달 플랫폼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탓에 쉽지 않은 분위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매출액 2752억원, 영업손실 431억원, 순손실 27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손실 규모를 34%만큼 줄였지만 적자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S리테일 입장에서는 요기요에 투자한 3077억원의 지분 투자금 평가액이 3년 새 85%만큼 줄어 투자 성과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배달앱 시장 전반에 출혈경쟁이 격화하면서 요기요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배달의민족은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앞세워 무료배달, 광고 기반 수익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와우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국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소비자 유인을 위해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플랫폼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 비용을 줄여야 하는 요기요는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4조3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6408억원으로 8.4% 줄었다. 시장 경쟁 강도가 높아져 영업이익을 방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료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배달 플랫폼의 출혈경쟁이 길어질수록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매출은 늘겠지만 부가 비용이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이 요기요 등 신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가 지난해 4월 위대한상상 이사회에 등기임원으로 합류했다가 7개월 만에 물러났기 때문이다. GS그룹 오너 4세 허 대표의 요기요 등판은 당시 구조개편의 의지로 해석됐지만, GS리테일 대표로 취임한 뒤 철수했다. 그는 같은 시기 쿠캣, 휴젤 등 기타 투자사들의 등기임원직에서도 물러나며 본업 중심 전략에 나섰다. 현재 위대한상상 등기임원에는 이수현 GS리테일 전략부문장 상무가 대신 올라 있다.
그럼에도 요기요의 실적 회복은 GS리테일의 숙제다. 요기요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면 매각 등 투자금 회수를 고려할 수 있어서다. GS리테일은 지난 2021년 약 3077억원을 투자해 위대한상상 지분을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해당 지분의 장부가액은 435억원까지 떨어졌다. 3년 새 85% 이상 손실이 난 셈이다. 사업보고서에 반영된 장부가액 변동은 GS리테일의 재무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기요는 올해 차별성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가 강점을 가진 서비스를 중심으로 충성 고객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네이버와 연계한 멤버십 서비스, 프랜차이즈 할인 등 특화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출혈경쟁 국면에서 이 같은 전략이 반등 동력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른 플랫폼이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만으로는 가맹점 확보 경쟁에서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며 "퀵커머스, 멤버십 확장 등 사업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는 배민, 쿠팡이츠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요기요만의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