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편의점 업계가 갈수록 늘어나는 1~2인 가구 '편장족(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을 겨냥해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간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과일·채소·계란 등으로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편의점에서 파는 신선식품은 단위당 비싼 가격이 가장 큰 단점이었으나 최근에는 마트·슈퍼와 통합 소싱을 통해 단가까지 낮추면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오는 23일부터 롯데마트·슈퍼와 협력해 각종 야채와 과일, 정육 등 17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롯데마트에서 검증한 신선식품을 편의점에 맞게 소포장으로 구성해 기존 가격 대비 약 5~10% 단가를 낮췄다.
세븐일레븐은 양파(400g), 감자(500g), 당근(150g), 마늘(60g) 등 집밥 메뉴에 자주 사용되는 야채 9종을 선별해 1~2인 가구가 먹기 적당한 양으로 구성했다. 가격은 양파 400g에 2300원, 감자 500g에 3990원, 당근 150g에 2990원, 마늘 60g에 1990원 등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오렌지, 사과, 레몬 등 과일 6종과 먹기 좋게 손질한 삼겹살 등 정육상품도 오는 30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이 이처럼 신선식품 상품군을 늘리고 나선 것은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일명 '편장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븐일레븐의 신선 야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은 전국에 위치한 점포를 기반으로 원하는 시간에 간편한 장보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근거리 생활 쇼핑 플랫폼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신선식품 매출 데이터에 기반해 이달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이마트24가 집밥 필수 재료인 두부, 계란, 콩나물의 매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지난 2023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5% 늘었고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마트24는 4월 한 달 동안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10대 신선식품'을 선정해 40%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행사 기간동안 1+등급란(대란/30구)은 40% 할인된 5520원에, 풀무원 소가부침두부290g(1800원)와 CJ 안심아삭콩나물180g(1600원)을 각각 1,080원과 960원에 판매 중이다.
GS25와 CU도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확대 중이다.
GS25는 지난 2월 '오분도미'를 편의점 고객 특성에 맞춰 4㎏짜리 소용량으로 포장해 출시했다. 또한 '우리동네GS' 앱에서 신선식품을 사전 예약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100g당 가격을 2000원대로 낮춘 삼겹살, 목살 등 냉장 정육을 선보였다. 또 지난해 채소류 전문 유통 채널과 직거래를 통해 업계 평균가 대비 30% 저렴한 초저가 채소 9종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근거리에서 장을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편의점이 주요 장보기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며 "특가 세일, 상시 할인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키워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