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친환경' 블루수소 사업 박차…탈탄소·신성장 동력 일석이조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4.22 00:00 / 수정: 2025.04.22 00:00
정유사, 탄소 배출량 낮고 기존 인프라 활용 가능한 '블루수소' 주목
美 엑슨모빌·佛 토탈에너지스 수소시장 진출
·국내 정유업계가 친환경 에너지로 알려진 블루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SK이노베이션
·국내 정유업계가 친환경 에너지로 알려진 블루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SK이노베이션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친환경 에너지로 알려진 블루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수소 생산 방식인 그레이수소보다 탄소 배출량이 낮은 데다 전망도 밝아 정유사 입장에서는 탈탄소 전략과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수소 생산 설비와 유통,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수소 사업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분류된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고온·고압에서 개질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으로 배출된다.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지하 암반 지층 내에 지중격리하는 등 포집·저장 기술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수소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가장 친환경적인 연료로 꼽힌다. 다만 생산비용이 높아 블루수소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성장 가능성도 밝다. KDI경제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수소 시장 규모는 약 1400억 달러였으며 2030년까지 2500억달러(약 354조52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수소시장에 뛰어들었다. 영국 비즈니스·에너지·산업전략부는 지난 2021년 '저탄소수소 개발을 위한 수소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5GW 규모의 저탄소 수소 생산 설비 확보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전략에는 그린수소 외에도 블루수소도 저탄소 수소로 인정했으며 향후 10년 동안 그린 및 블루수소에 대한 지원을 예고했다. 미국 에너지 메이저 기업 엑슨모빌은 천연가스가 많이 매장된 텍사스주 베이타운에 8억5000만달러(약 1조1800억원)를 투입해 블루수소를 연 90만톤가량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프랑스 석유 대기업 토탈에너지스는 산업용 가스 분야 글로벌 기업 중 하나인 에어리퀴드 등이 계획 중인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 두 곳에 참여해 1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한다.

국내 정유업계가 친환경 에너지로 알려진 블루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전경. /HD현대
국내 정유업계가 친환경 에너지로 알려진 블루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전경. /HD현대

국내 정유사들도 수소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경쟁력 있는 블루수소와 블루암모니아를 도입해 국내 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수소 생산, 탄소 포집 관련 신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의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수소경제 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에 참여하고 있다. 이 로드맵에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 등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청사진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HD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시에 연간 20만톤의 수소 생산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CCU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과 CCU 사업 협력 및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전라남도 및 여수시와 함께 여수산단 중심의 CCU 사업을 확장하는 MOU를 맺었다.

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 전환에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원모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블루수소는 진정한 그린수소 시대가 오는 100~150년 이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21세기 동안의 수소 부문만 놓고 본다면 블루수소와 그린수소가 함께 공존하며 가지만 블루수소는 증가 추세가 둔해지고 그린수소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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