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이지만 안심 못해…패션플랫폼, 불황 속 '생존 전략' 모색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5.04.21 11:27 / 수정: 2025.04.21 11:27
무신사, 매출 1조원 돌파에도 '비상경영체제' 돌입
에이블리·지그재그·W컨셉, 카테고리 확장·배송 확대
무신사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무신사
무신사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무신사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안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뷰티, 배송, 오프라인 채널 확대 등 차별화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그러나 에이블리는 15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무신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위기 대응에 나섰다. 겉으로는 '실적 호조'지만 고환율이 수입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고 계속되는 이상기온으로 대목인 겨울 장사를 놓치면서 내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2427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 당기순이익 69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별도기준으로도 매출액 1조100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24.6% 성장했다.

그럼에도 무신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박준모 무신사 공동대표는 지난 14일 타운홀 미팅에서 "여러 가지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고 무신사가 임하는 비즈니스의 복잡도도 높아지고 있어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과감한 투자와 잘 짜여진 계획대로 실행해 나간다면 현재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향과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을 구조적 위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무신사는 올해 신규 매장을 유치하며 오프라인 매장 확대하고 K-패션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물류에 투자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은 3343억원으로 전년대비 30% 늘었지만 15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영업이익 33억원 전액을 전사 인센티브로 제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현재 남성 패션 앱 '4910(사구일공)'과 신사업 '핀테크', 프리미엄 편집숍 '아무드' 등에 100억원 이상을 재투자하고 있다. 특히 '4910'을 통해 여성 중심의 플랫폼 전략에서 벗어나 남성 소비자층 공략에 나섰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직진배송과 당일배송 등을 확대하며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을 잡고 있다.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직진배송'과 '당일배송' 등을 확대하며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을 잡고 있다.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지난해 매출 2004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22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31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80억원에 달했다.

현재 지그재그는 빠른 배송을 앞세워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2월 지그재그는 당일 배송의 지역을 충청권까지 확대했으며 이달부터 직진배송에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배송권역 확대를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며 주 7일 배송 도입이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 경험을 입점 스토어에게는 매출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W컨셉은 지난해 매출 1169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74배 증가했다. 그러나 신세계 인수 직후인 지난 2021년 기록했던 31억원의 영업이익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W컨셉은 '뷰티' 카테고리에 주목했다. 올해부터 '뷰티페스타'를 연례 행사로 정착시키며 관련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첫 뷰티페스타에서는 인기 화장품을 최대 90%까지 할인했으며 이달 두 번째 행사에서는 참여 상품 수를 약 3만개로 확대했다. 숏폼 콘텐츠를 통해 뷰티와 패션을 연계한 상품 추천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실적을 냈다고 해도 고물가와 소비 위축, 기후 변화 등으로 패션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플랫폼들은 꾸준히 변화하고 시도해야 하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누가 더 빠르게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신규 고객을 잡는지가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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