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에 유증까지…'6년 적자' 한세엠케이 유동성 확보 안간힘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4.18 00:00 / 수정: 2025.04.18 00:00
시설 및 운영자금 마련 위해 120억원 규모 유증 나서
눈에 띄는 반등 전략 안보여…유증 흥행 여부 지켜봐야
한세엠케이가 1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 사진은 한세엠케이 사옥 전경. 왼쪽 위는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한세엠케이
한세엠케이가 1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 사진은 한세엠케이 사옥 전경. 왼쪽 위는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한세엠케이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수년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한세엠케이가 올해 또 다시 자금 수혈에 나섰다. 단기차입에 이어 이번에는 1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한 것. 실질적인 수익 모델의 전환 없이 외부 자금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되자 시장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세예스24그룹의 캐주얼·유아동복 계열사 한세엠케이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12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세엠케이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470만주의 신주를 발행가액 818원에 발행해 시설자금 46억2000만원, 운영자금 74억460만원 등 120억2460만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오는 6월 4일까지 발행가액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이후 청약 절차를 진행한다.

한세엠케이는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한세엠케이가 금융기관 차입, 사모사채 발행 등을 통해 단기차입한 금액만 1266억원 규모에 달하는데 이 또한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등으로 사용됐다. 6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사업을 반등시키기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체질 개선이나 반등 성과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실제로 한세엠케이 실적은 해마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막내딸인 김지원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19년부터 부진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세엠케이는 지난 2019년 영업손실 23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20년 188억원 △2021년 120억원 △2022년 211억원 △2023년 42억원 등 손실이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된 적자만 1000억원이 넘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400% 넘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406.5% 늘어난 214억원, 당기순손실은 497.6% 확대된 3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5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한세엠케이의 성적표가 자체적으로 예상한 연간 실적을 크게 밑돌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9월 당시 실적 전망 공시를 통해 '2024년 매출액 2630억원, 영업손실 84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치가 제시된지 불과 3개월 만에 적자폭이 예상치를 벗어나 훨씬 확대된 것이다.

영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자 비용도 계속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50%를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483%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부채비율이 통상 200%를 웃돌면 재무구조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본다.

이처럼 사업도 재무구조도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이번 유상증자가 흥행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나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물가 속에서 소비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올해도 패션업황은 부진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설득력 있는 성장 전략 없이는 유증 참여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참여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일반 공모에 최대 30억원 한도로 청약한다는 계획이다.

한세예스24그룹 측은 "김동녕 회장은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분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일반 공모에 참여할 계획으로 이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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