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엔딩을 팝니다 下] 존엄한 죽음 필요성…보험업계, 요양사업·시니어상품 '극대화'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4.21 00:00 / 수정: 2025.04.21 00:00
요양사업 진출·간병보험 확대로 웰엔딩 지원
삼성생명 시니어비즈팀·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케어 출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웰엔딩(Well-Ending)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요양사업 진출, 간병보험과 같은 시니어 상품 확대를 통해 웰엔딩을 지원하고 있다. /더팩트 DB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웰엔딩(Well-Ending)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요양사업 진출, 간병보험과 같은 시니어 상품 확대를 통해 '웰엔딩'을 지원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웰엔딩(Well-Ending)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유동화해 죽기 전 미리 연금으로 받는 등 기존 상품 개선을 추진하고 요양사업 진출, 간병보험과 같은 시니어 상품 확대를 통해 '웰엔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고독사 비중이 높아지면서 '웰엔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웰엔딩이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1024만4550명으로 집계돼 전체 주민등록 인구(5122만1286명)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7% 이상 고령화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0% 이상 초고령사회 등으로 구분한다.

초고령사회임에도 노인 빈곤율은 높은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2023년 기준 39.8%로 전년(39.7%)보다 0.1%p 상승했다. 이는 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OECD 평균(14.2%)의 약 3배 수준의 노인 빈곤율이다. 노인 고독사 비중도 높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 전체 고독사 사망자(3661명) 중 60대 이상의 고독사 사망자는 1146명(44%)으로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노년층 고독사가 많은 것은 결국 노인 빈곤율이 높은 것과 연관된다. 노후 돌봄을 스스로 준비하지 않으면 방치될 가능성 높고, 고독사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고령층의 웰엔딩을 지원하기 위해 상품 개선, 요양사업 진출, 간병보험 등 시니어 상품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생명보험협회는 초고령사회 생보역할 강화를 위해 연금상품 개발 지원과 장기수령시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금저축보험 등을 통해 퇴직소득 연금수령시 세금 감면 구간 추가(10년↓30%, 10년↑40% → 20년↑ 50% 감면 신설)하고, 개인연금 종신수령시 연금소득세율 인하(4%→3%)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종신보험에서 사후에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을 유동화해 생전에 노후생활 자금(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험사의 요양·실버주택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노력하고 보험요양 융복합서비스 제공 등 노인돌봄 서비스의 체계적인 구축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보험상품과 시니어 주거시설을 연계해 산업간 상생구도 구축, 보험 금융자산을 통해 안정적으로 노후 주거준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손해보험협회도 정부의 '공적 돌봄체계'와 연계한 보험상품 개발을 활성화하고, 노인안전을 위한 주택 리모델링, 돌봄로봇, 상속과 증여 관련 세무 컨설팅 등 새로운 특약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령층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를 위해 보험금 청구권 신탁 범위를 늘리고 요양시설 이용 노인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요양시설 비급여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한다.

보험회사는 요양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요양사업을 전담하는 시니어비즈팀을 설치했다. 해당 팀은 과거 시니어사업 진출을 추진하던 '시니어리빙TF'가 격상된 조직으로, 본격적인 사업진출을 위해 시장사례와 수익성, 사업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삼성생명은 특히 고급 실버타운 '노블카운티'를 소유하고 있다. 노블카운티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실버타운에 '뇌건강센터'를 개설하는 등 주거는 물론 체계적인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요양센터, 문화센터, 스포츠센터도 갖추고 있으며, 운영은 삼성공익재단이 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요양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가 준비 중인 하남미사 노인요양시설의 조감도. /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의 요양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가 준비 중인 하남미사 노인요양시설의 조감도. /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월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1년부터 '시니어 사업 TF'를 만들어 국내외 시장 조사와 사업성 검토를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목표로 사업 인허가 등의 제반사항들을 준비해 왔다.

신한라이프케어는 경기도 하남과 서울 은평구에 시설 건립 부지를 확보하고 올해 하반기에 첫 번째 요양시설 개소를 예정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까지 매년 하나 이상의 시설을 개소해 운영할 계획이다.

KB라이프는 KB손해보험으로부터 요양 사업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6년 11월 금융업계 최초로 설립된 KB라이프 요양사업체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서울 강동구에 '강동케어센터'를 개소한데 이어 2019년 3월 서울 송파구에 '위례 빌리지', 2021년 5월 서초구에 '서초 빌리지' 등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을 개소했다. 또 올해는 요양시설인 '은평 빌리지(가칭)', '광교 빌리지(가칭)', '강동 빌리지(가칭)'를 차례로 개소할 예정이다.

보험상품으로는 간병 관련 보장을 제공하는 간병보험 출시를 늘리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 많이 나타나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과 연계된 상품도 개발하는 추세다.

삼성생명은 암과 간병에 대한 보장을 대폭 강화한 '삼성더블보장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사망보장과 더불어 약관에서 정한 암 진단확정 또는 간병{중증장기요양상태(장기요양1등급~2등급)또는 중증치매상태(CDR척도3점이상)}상태 판정 확정 시 치료에 필요한 생활비까지 보장해준다.

또 회사가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사망보험금 연금선지급 전환'제도를 이용해 사망보험금을 자동감액한 뒤 노후생활비로 활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요양의 전 치료 여정을 보장하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보험'도 출시했다. 이 보험은 업계 최초로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았을 때 공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장해준다.

예를 들어 70세 장기요양 2등급 판정자가 공적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보장받을 경우, 본인 부담금은 시설급여 20%, 재가급여 15%만 부담하면 되지만, 병원·요양병원을 이용할 경우 간병비는 전액 본인 부담이며, 가족이 돌볼 경우 가족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삼성 요양보험은 보장개시일(가입 후 90일) 이후에 주보험에서 장기요양상태 1-2등급 판정 확정시 장기요양진단보험금을 보장하고, 장기요양진단 사유 발생 전에 사망할 경우 가입 금액의 100%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한다. 또한 보장개시일 이후 장기요양상태 1-4등급 진단시 방문요양, 시설급여, 요양병원 입원에 따른 지원금 또는 가족돌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특약도 제공한다.

또 '장기요양(1-2등급)지원특약'을 통해 장소와 기간에 제한 없이 요양 비용을 보장한다. 해당 특약 가입 시 보장개시일 이후 장기요양상태로 병원에 입원한 경우에도 방문요양이나 요양원 등을 이용했을 때와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치매 모니터링, 병원 예약 대행 등을 지원하는 '시니어 케어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교보생명도 사망 보장과 더불어 기본, 암, 간병까지 보장하는 '교보암·간병평생보장보험(무배당)' 보험이 있다. 이 상품은 보장과 저축 기능을 모두 갖춘 종신보험을 기본으로 하며, 평생 사망 보장을 받으면서 암이나 장기간병상태(LTC, 중증치매 및 일상생활장해상태)로 진단 시 낸 보험료를 100% 돌려받고 이후 보험료 납입도 면제된다.

보험료 납입기간 중 암, LTC가 발생하면 암/LTC진단보험료환급특약읕 통해 주계약 납입보험료를 전액 환급받아 치료비, 간병비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향후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며, 사망 보장은 그대로 유지된다.

삼성화재는 건강수명 달성 시 보험기간 연장 등 혜택을 지원하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건강수명 달성 시 보험기간 연장 혜택, 치매 담보 다양화 및 방문요양서비스 담보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보장을 제공한다.

특히 이 상품은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진단비 담보 3종을 탑재했다. 병원 퇴원 후 가정에서도 전문 요양보호사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병원에서의 치료와 가정에서 돌봄을 받는 종합적 케어가 가능하다. 또 치매 진단비뿐만 아니라 치매 MRI·PET·CT검사비부터 특정 치매치료비, 치매 직접치료 통원일당, 치매장기요양 재가급여/시설급여 지원금 특약을 신규로 탑재했다.

KB손해보험은 치매·간병과 관련된 총 28종의 다양한 보장을 제공하는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이 있다. 이 상품은 초기단계 치매 치료와 요양 관련 보장이 대폭 강화했으며, 특약 신설을 통해 기존 1~5등급까지만 보장하던 장기요양 간병비 보장을 인지지원등급까지 확대했다. 또 재가급여 보장은 데이케어센터(주·야간보호)와 방문요양으로 세분화해 고객마다 필요한 보장을 맞춤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른 요양병원 입원환자 분류체계 중 의료경도 이상을 보장하는 '요양병원 입원일당(의료경도 이상)'을 탑재해 의료적 필요성이 있는 요양병원입원환자의 실질 의료비 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간병 보장을 지원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못지않게, '어떻게 떠날 것인가'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대"라며 "보험사들이 사망을 단순 리스크로 보장하는 수준을 넘어 삶의 마무리까지 함께 설계하는 '인생의 파트너'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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